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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누나여서 미안해.. - 8부 에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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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36회 작성일 20-01-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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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완결입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쯤 하나 더 올릴게요, 다른 걸루~



“누나, 인형 어딨어? 내가 사준 인형 어딨냐고?”



누나는 울먹이면서 대답했다.



“몰라…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겠어… 네가 사준 거…잃어버렸어….”



그러면서 혼이 빠진 얼굴로 지나온 길을 두리번거리는 눈동자에는 아직도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기운이 쏙 빠져서 누나의 옆 자리에 철썩 주저앉았다. 허리가 확 구부러졌다.



나는 바닥을 향해 침을 내뱉었다. 비로소 패닉상태에서 놓여 난 누나의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흐느낌으로 변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늘어뜨린 누나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이제 마음 단단히 먹어, 그 자식이 조만간 사고를 칠 거야. 누난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해,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

“너,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 알고 있니?”



나는 심장을 바늘로 찔린 것 같았다.



“친척이라는, 그런 얘기 말이야? 그 얘길 지금 왜 하는건데?”



“얼마 전에 엄마하고 통화했었어… 너하고 지내는 게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으시더구나,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아니?”



“…뭐라고 했는데?”



“너하고 같이 살고싶다고, 그렇게 얘기했어. 병우야, 나 웃기지? 너한테 묻지도 않고 그런 뻔뻔한 소리를 하는 거 말야…”



그리고 누나는 멋쩍게 웃었다.



“누나…?”



“그랬더니 막 우시는거야, 너희 부모님이 엄마와 나를 용서하지 않으실 거라면서….”



“역시.. 걱정 되시겠지.”

“들어 봐 병우야, 우리는 친척이 아니란다, 친남매야..”

“……!?”



머리속에서 폭탄이 터졌다.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누나가 돌처럼 굳은 내 얼굴을 외면하며 말을 이었다.



“엄마가 처음 임신했을 때, 애 아빠가 누군지 엄마 자신도 알 수 없었대. 그냥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 그러니까, 임신이 엄마의 뜻은 아니었다는 거야. 엄마도 죽고 싶었다는구나. 그래서 집을 나와 무작정 시외버스를 탔대.



돈이 다 떨어지면 거기서 죽을 생각이었대. 그리고 그 곳에서 너희 엄마, 아빠를 만난 거야. 정말 인자하시고 따뜻한 분들이셨어. 사연을 들은 그 분들은 엄마를 막내동생처럼 여기고 아이를 낳으면 뒷바라지까지 해주겠다고 하셨대.



세상에 그런 분들이 어디 있겠니? 엄마는 그분들의 보살핌 덕에 자신이 낳게 될 아이를 자신의 유일한 피붙이로 여길 수 있었어. 그리고 해산 날짜를 기다렸지. 하지만 아이는 태어나지 않았어. 죽어서 나온 핏덩이를 보고 충격을 받은 엄마는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다가 정신을 놓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구나..”



나는 누나 옆의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주머니를 뒤졌다. 구부러진 담배가 나왔다. 고개를 쳐들고 하늘로 담배연기를 흘렸다. 하늘 색깔은 이제 노랗지 않았다. 거뭇거뭇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누나의 목소리는 이제 많이 차분해져 있었다.



“그리고 너희 어머님의 해산 날짜가 다가왔지. 그리고 아이가 태어났어. 여자였지. 사실 너희 부모님은 남자를 기대하셨다는구나. 그런데 우리 엄마가 그 아이를 보더니 처음으로 환하게 웃으셨대. 그리고 그 아이를 달라고 애원하셨지. 정말 아끼고 사랑하며 호강시켜서 키울 자신 있다고. 그러니 제발 절 살려주세요.. 하면서 말이야.”



가슴 한구석이 자꾸 아파왔다. 이러다가 울 것만 같았다. 누나가 다시 말을 이었다.



“마침내 엄마에겐 아이가 생겼지. 방긋방긋 잘 웃어주는 엄마 삶의 유일한 낙, 어차피 너희

부모님께서도 그 아이를 평생 옆에 두실 수 있으니 그건 그리 나쁜 결정이 아니었을 거야.

다행히 얼마 후에 건강한 사내애도 낳았구...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엄마와 그 딸에 대해 속닥거리기 시작했대. 그래서 너희 부모님이 우리를 먼 친척이라고 말씀하시기 시작했어. 남편은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못했다고 덧붙였지.”



동화를 말하듯 꿈꾸는 표정으로 옛일을 들춰내던 누나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내가 어떤 아인지 너희 부모님은 알고 계셔. 엄마는 그 분들을 배신할 수 없대.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야. 어쨌든 두 사람 생명의 은인이신 걸. 나한테는 같은 핏줄이 흐르는.. 부모님, 이기도 하시구… 내가 너를 잊으면 되는 일이야. 오늘 일로 명확해졌어. 나는 너와 함께할 용기도 의지도 없어. 겁나고 무서워. 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릴거야.”



누나의 입술은 단호하게 닫혀 버렸다.



“말도 안돼… 잠깐, 난 아직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 친 남매라니.."



누나가 머뭇거림 없이 말했다.



“우리 여기서 헤어지자…”

“……?"



나는 반쯤 벌어진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러나 말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친구 집에 가 있을 거야. 지금 집은 어차피 전세니까 너는 계속 거기 있으면 될 거구.”

“누나… 어딜, 나간다구?….”



나는 누나에게 화를 내보고 애원도 해봤지만 누나는 눈물이 마르자 바로 일어섰다. 그리고 햇빛을 받으며 팔을 저어 군중들 속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올이 찢겨진 타이즈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야! 정혜지!! 그 꼴을 해 가지고 어디를 간다는 거야!!!”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망가진 하루 해가 저물 무렵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누나를 붙잡고 싶었지만 단호한 그 모습을 다시 볼 용기도 없었다. 그리고 나도 아직 두려웠다. 누나를 사랑한다. 나는 이제 누나가 없으면 안돼. 하지만 지금은…



얼마간이라면 나와 떨어져 있는 것이 누나에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했다.



누나의 방문을 열어보았다. 벌써 짐이 몇 가지 없어진 듯 했다. 나는 나사 빠진 인간처럼 밤새도록 소파에 앉아 케이블을 보며 앉아있었다. 누나의 입장에서 모든걸 생각하려 했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그토록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이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니. 왜 그걸 알고도 나와 키스를 했을까. 그래, 누나도 내가 누나를 생각하는 만큼 나를 생각하고 있었어. 단지 친누나와 친동생이었을 뿐이야. 그게 뭐 어때서? 너무 사랑스러워서 사랑하는 것 뿐이야. 아아!!! 날 구해줘! 누나! 어딨어!! 나랑 도망치자!!!



…….



다음날, 그리고 다음날, 또 다음날… 누나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도서관에 앉아 있어봐야 공부가 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취직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백수의 딱지를 떼고 보잘 것 없는 회사에 취업해서 매일 출근하기 시작했다.



바쁘긴 했지만 괴로운 생각이 줄어들어서 좋은 점도 있었다. 그날로부터 한달이 넘은 어느날 회식이 끝나고 늦은 시간에 침대에 몸을 던졌다. 취한 몸은 쉽게 잠들어서 좋았다.



잠결에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들려고 했지만 너무 무거웠다. 침대 위로 누군가 올라왔다. 눈이 떠지질 않아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누나의 체취였다.



나는 너무 기뻐 팔을 올려 맞이하려 했지만 너무 힘이 들었다. 누나는 말없이 내 옆에서 나를 향해 누웠다. 눈을 뜨지도 않았는데 누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누나를 외쳤다. 누나가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팔을 가져가 머리에 배고 내 품 안으로 들어왔다. 하얀 허벅지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찔한 향기에 감은 눈이 멀었다. 누나다. 혜지 누나다. 기억나, 누나를 처음 안았을 때의 그 느낌. 돌아온거야?

응, 하지만 아주 잠시야. 곧 돌아가야 해.



어디로?

내가 있는 곳. 내가 살아서 움직이고 밥을 먹고 너를 생각하는 그 곳으로 가야 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그날처럼 네 품에 안기고 싶어, 네가 날 가졌으면 좋겠어. 너의 일부가 되고 싶어.



누나의 셔츠 단추가 스르르 풀어지기 시작했다. 브래지어끈도 벗겨져 내렸다. 부드러운 젖가슴이 눈앞에 드러났다. 누나가 부끄러워했다.



누나, 가리지마. 가만 있어.

하지만 부끄러운걸. 하아….



나는 누나의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하아… 병우야, 거긴….



나는 누나의 양 손목을 붙잡고 그 위로 올라갔다. 누나의 양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두 눈이 촉촉히 젖어있었다. 누나의 조그만 팬티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모로 돌리고 눈을 질끈 감은 누나의 앙다문 입술에서 가냘픈 신음소리가 흘렀다.



부끄러워?

으…응. 조금….



내 손가락은 그녀의 부드러운 속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따뜻한 애액이 흘러나왔다.



젖었어, 혜지야.

하윽… 병우야… 그런말, 하지마….

내꺼 넣어도 돼?

하아… 어떡해….



그녀의 다리를 옆으로 벌렸다. 누나는 새빨개진 얼굴로 부끄러워하며 신음을 참았다. 마침내 누나의 팔이 내 허리에 감겼다. 탁상시계의 바늘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잠이 길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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