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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데? - 단편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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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830회 작성일 20-01-1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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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 <기러기아빠> 가 인사드립니다.







## 이번 글 엄청 <야~>합니다.



미성년자는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나가쇼. - 니들 <추천> 필요 없음~!!

어른? - 읽으면 안되겠다고 생각되는 그 부분은 절대 읽지 말고 <패스> 하세요.

어른이나 애들이나 ... 말쫌 들으세요~!!! ..ㅋㅋ





## 요새 저는 <뜨락에> 님의 <이별 그리고 사랑> 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 아~~ ... 이분 ... 제발 남자분이 아니시기를~ ...

이 작가님의 섬세한 표현들이 <여자분이시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만일 남자분이시라면 말이 돼요? .. 특히 90회나 되는 글을 쓰시면서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의 구성과 전개.



아니.. 야설이 시야? .. 도대체 이 분께서는 어떻게 야설로, 특히 정사신 묘사를 이렇게

아름답게 할 수가 있어? .. 정말 <노벨 야설상>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아마도 제가 처음에 이분 글부터 읽었었더라면 절대로 글 안썼을 것 같아요.

진짜 .. 제가 ... 간이 부었죠.



그러면서 정말 저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요.

글다운 글을 쓰도록 열심히 공부를 많이 하겠습니다.





## 혹시 <2등의 파워> 라는 말 기억나시는지요?

스페인의 라틴 그룹 모세다데스 (Mocedades) 와 그들의 노래 에레스 뚜 (Eres tu).



이 노래 아시는 분도 계시고, 또 알지는 못해도 기억 속에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 ...

그러면 일단 조용히 <추천> 을 눌러주세요. 그리고 나가셔서 유투브에 가셔서 이노래를

들어보세요. 인터넷 어딘가에 보면 스페인어 가사를 우리말로 읽게 해놨을 것입니다.

부르실 수 있으신 분들은 같이 따라 부르시고 ...



스페인어 텍스트와 우리말 내용은 소설 내용 바로 다음에 있어요.

이 노래 안듣고 그냥 이 글을 읽었다 - 재미 욜라 없을꺼임 ..ㅋㅋ

그래도 나가기 귀찮아서 걍 계시는 분들 .. 쩝~!!!







* * * * * *







[11] .. 조용한 그러나 나쁜 변화, 그것은 사랑





대학로를 메우다시피하는 많은 가로수에는 아직 단풍이 시작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지나면 이 나무들은 온통 아름다운 단풍에 휩싸일 것 같다.



그러면 나무들이야 다가올 겨울에 대비하느라고 바쁘겠지만, 우리 인간들은 나무들의

그런 내막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아름답다고만 말하겠지.



그렇지만 지금 햇빛 아래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걸어내려오는

현정이는 발걸음도 가볍고 또 기분도 상쾌했다.



아마도 이런 날을 두고 사람들이 <상큼한 날> 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

정말 상큼하다. .. 날씨도, 또 기분도.



현정이는 지하철을 탈까 망설였지만, 이 좋은 기분을 땅 위에서 좀 더 즐기고싶었다.

그래서 종로까지 계속해서 걸어가기로 했다.

아마도 이런 기분은 서울에 온 이후로 처음 가져보는 것 같았다.



어느덧 오후 2시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이따끔씩 있었다.

그녀를 스치고 자나가는 사람들은 혼자서, 둘이서 아니면 한꺼번에 여럿이다.

저들 중에 바쁜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고 대부분 한가로운 사람들 같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 대학로에서 산책이라도 하는 것일까?

현정이 자신이 기분 좋아서인지 다른 사람들도 기분이 좋은 것처럼 보였다.

또 어쩌다 눈에 띄는 연인들도 사랑을 주체하지 못해하는 것 같았다.



전에는 길에서 연인들이 저러는 모습을 보면 왠지 부럽기도 하고 또 살짝 질투하는

마음도 생기면서, 한편으로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현정이가 생각해도 자기의 분위기는 전과는 전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자신은 아직까지는 저 사람들 처럼 사랑에 빠져본 적은 없어도 적어도 오늘 만큼은

지금 저들의 느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 ..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야.



현정이가 지금까지 몇 달 동안 이 길을 오르내렸지만 오늘은 마음에 여유도 있고

또 기분도 날아갈 것 처럼 좋았다.

이렇게 여유롭고 또 한가한 날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눈에 보이는 세상이 사람살기에 그렇게 나쁜 곳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저 하늘이 현정이에게 내려오는 것 같다.

아니, 현정이 자신이 하늘을 향하여 날개짓을 크게 하면서 솟아오를 듯한 기분이다.



오늘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아까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꾸었던 그 꿈 때문인가?



신현정~!! ... 약간 야하시거든요~!!?

이러면 안되죠~!!





길을 걸으면서 그 꿈이 생각나자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정이는 고개를 저었다.

종로에서 택시를 타고 오피스텔 입구에 도착해서 경철이에게 전화를 했다.





현정 : 지금 어디야?

경철 : 방금 집에 왔어.

현정 : 점심 같이 먹으려고 왔는데.

경철 : 잠시만 기다려 줄래? .. 옷만 갈아입고 바로 갈께.





현정이는 자기 오피스룸으로 들어오자마자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또 주방으로 가서

커피메이커에 커피를 내리게 해놓았다.





그녀는 전신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비춰보았다.





네가 신현정이라는 여자니?

너는 지금까지 멋이나 유행이라는 것과는 담을 쌓고 공부나 일에 파묻혀 살았지?

항상 마음에 여유도 없었고, 스스로를 바쁘다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항상 빨리했지?

그런데 오늘은 왜 안그랬지?

또 왜 오늘은 세상도 다르게 보였지?



학생들에게 수업하는 것은 경철이가 또 대학에서의 공부하는 것은 정수가 많이 돕는다.

현정이의 짐이 많이 가벼워지도록 저들이 힘을 보태줄 때 이를 악물고 더 버텨보자.

뭐가 돼도 되겠지.

나한테도 어떤 변화가 오지 않을까?

나라나 민족의 역사가 변하기도 한다던데 ..





오늘은 수업이 없어서 초록색 짧은 치마와 옅은 하늘색 반팔 남방을 입고 나왔다.

저녁에 서늘해질 것에 대비해서 남방 위에 얇은 가디건 하나를 더 걸쳤다.

제법 있어보이는 가슴을 두 손으로 받쳐서 위로 올려보기도 했다.

몸을 옆으로 돌려서 뒤쪽을 보니까 둥그런 엉덩이도 큼직하다.

자기 몸을 받치고 있는 늘씬한 두 다리도 치마 아래로 시원스럽게 주욱 뻗어있다.

자신이 보아도 만족스러운 몸매다.



그런데 아랫배가 볼록 나와있는 것이 눈에 거슬러보여서 손으로 움켜쥐어본다.

이 정도의 뱃살이야 똥배가 아니라 애교 아닌가?

아휴~ ... 이걸 언제 빼도 빼야 할텐데.

더구나 요새는 자기 전에 먹어대는 통에 빠지기는 커녕 더 찌는 것 같았다.



머리에 하얀 모자를 약간 아래로 눌러쓰고 있어서 챙이 얼굴을 가리고 있다.

챙을 약간 위쪽으로 올려서 눈과 얼굴이 드러나게 했다.



남방의 단추도 풀어보았다.

네 개를 풀으니까 너무 많이 열렸는지 옷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가슴골이 훤히 드러났다.

그바람에 왼쪽과 오른 쪽의 젖무덤도 거의 다 보였다.

손을 넣어서 젖무덤을 쓸어보았다.

뽀얀 피부가 엄청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하게 느껴진다.



이건 해도 너무했어. .. 정말 아니야. .. 후훗~!!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 아래에서부터 단추 두개는 다시 채웠다.

드디어 커피메이커가 부글거리는 소리를 냈다.

진한 커피의 향을 맡으며 커피를 머그잔에 따른 후에 잔을 들고 창가에 있는 원탁으로 갔다.

커피의 향과 맛을 음미하면서 창밖을 내다보고 한참을 서있었다.

입에 커피를 머금고 조금씩 천천히 삼키면서 커피잔을 천천히 원탁에 내려놓았다.





창 밖으로 드디어 경철이가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인다.

잠시 후에는 그가 그녀의 오피스룸으로 들어왔다.

경철이에게도 커피 잔을 건넸다.





경철 : 우와아~ .. 현정이 얼굴에서 빛이 반짝반짝 한다.

현정 : 간만에 푸욱~ 잤거든.



경철 : 잘했어. .. 우리 점심을 어디로 가서 먹을까?

현정 : 그게 아니라 냉장고에 남아있는 것을 정리해야해.

경철 : 앞으로 계속 연휴라서?

현정 : 응. .. 그런데 많지는 않으니까 이것 저것 한꺼번에 다 넣고 찌개나 끓이자.





경철이는 주방을 향하여 서있는 현정이에게로 다가갔다.

그가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그의 두 팔이 그녀의 겨드랑이를 지나서 가슴 위로 모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두 손이

그녀의 젖가슴 하나씩을 잡아오자 순간적으로 현정이의 숨이 막혀왔다.

현정이는 소리가 나도록 그러나 아프지는 않게 그녀의 손바닥으로 그의 손등을 쳤다.

항상 그랬듯이 그는 엄살을 부리기는 했지만 손을 치우지는 않았다.





현정 : 허억~!! ... 어딜~!? .. [찰싹~!!]

경철 : 어이구우~ .. 엄청 아프다~!!





때리는 것도, 나무라는 것도, 맞는 것도, 엄살부리는 것도 ...

이 모든 것들은 요즘 들어 새로 생긴 이들 둘만의 일상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오히려 힘을 더 주어서 움켜쥐자 뭉클 하는

느낌에 그의 손이 떨려왔다.

그는 젖가슴을 잡고 지긋이 누르면서 밖으로 또 안으로 천천히 크게 빙글 돌렸다.

그가 그녀의 이쪽 또눈 저쪽 귀로 그의 뜨거운 숨을 간간이 쏟아 부으면서

그녀의 두 눈이 감기고 또 그녀의 고개도 꺾였다.



갑작스럽게 경철이의 태도가 이렇게 변하자 현정이는 긴장되었다.

또 현정이는 그로부터 단단한 것이 그녀의 엉덩이 위쪽을 누르는 것을 느꼈다.

그가 몸을 움직이자 그것은 엉덩이골에 오기도 했다.

그녀는 그 것이 무엇인지 상상이 가자 피하려고 엉덩이를 앞쪽으로 빼기도 했다.

젖가슴에는 그의 손이 또 엉덩이에는 그의 단단한 것이 오자 그녀는 당황스러워했다.



이 인간이 오늘은 마음을 탁 놓고 완전 변태짓이야~!!??

오늘 한 브레지어는 컵이 유난히 작은 데미컵 브라인데 ...





이 브라는 젖가슴을 아래쪽에서부터 젖꼭지 바로 위까지만을 감싸고 있다.

현정이는 가슴이 약간 큰 편이어서 보통의 브레지어로는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에

그녀가 수업이 없을 때에는 이런 작은 컵의 데미컵 브라를 자주 착용한다.



자신의 젖가슴의 상태나 따뜻함이나 뭉클하고 말랑거리는 것이 이 얇은 남방 위에 있는

그의 손으로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 같다.

이렇게 하다가 그의 손은 언젠가는 그 남방 안으로 들어올 것 같다.



현정이의 손이 그의 손등에 얹혀지면서 그의 손을 젖가슴으로 지긋이 누른다.

그러자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꽈악 채워지는 듯한 뿌듯한 느낌이 올라온다.



그녀는 두 눈을 지긋이 감고 그에게서부터 자신의 몸으로 전해져 오는 이런 느낌에 아주

잠깐 동안,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취하는 듯이 젖어보기도 한다.





그의 얼굴은 그녀의 목으로 갔다.

현정이의 머리에서 향긋한 샴푸 냄새가 풍겨오자 그의 머리 속이 혼미해졌다.

그가 그녀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속삭인다.





경철 : 현정이는 너무 예뻐. ..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야.





그렇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런 말들은 그가 거칠게 내쉬는 숨과 섞여서 같이 나오기

때문에 그녀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고 또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녀도 뭐라고 대꾸를 하기는 한 것 같은데 그녀 자신도 모를 소리로 웅웅 거렸던 것 같다.



이것이 아마도 흥분 때문에 머리 속이 하얘지는 경우인가?

머리 속이 텅 비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때가 바로 지금인 것 같다.



이 남자가 얼굴로 부벼댈 때의 감촉,

이 넘자의 두 손 그리고 열개의 손가락이 주물럭거릴깨 온 몸이 밀리고 당겨가는 느낌,

이 남자의 몸에 기댈 때 그가 자신을 떠받쳐주고 있다는 생각과 또 거기서 오는 안정감.

이 남자가 가끔씩 귀로, 목으로, 얼굴로 내쉬는 뜨겁고도 거친 그의 숨결 ..



이 남자는 오늘 현정이에게 결심하고 덤벼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그야 어쩌든 그녀는 좋았다.

자신을 황홀하게 하고있는 이 나쁜 남자, 또 그가 자신의 온몸에 주는 나쁜 느낌들 ..

나쁜 느낌에 취하고 싶고 깨어나기 싫어하는 나쁜 자신. ..

나쁜 사람은 나쁜 자극을 나쁜 사람에게 주고 또 나쁜 사람은 전해져 오는 그 나쁜

자극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취해간다.



너는 나쁘지만 사랑스럽고, 너는 나쁘지만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쁘지만 나는 너에게서 사랑 받는 것 같은데?



너는 나쁘지만 내가 이렇게 사랑을 내세우고 나니까

나에게는 이 나쁜 것이 또 나쁜 네가 엄청 좋다.



말이 되든 되지 않든 어차피 인간이란 자기 합리화를 위해 뭔가를 내세운다.

나쁘지만 사랑한다는데 ... 그러나 이것은 말이 안된다.



나쁜 사람들은 이마에 뿔이 나있고 또 그들은 절대로 사랑을 할 수가 없다고 어렸을 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동화책이나 어린이집에서 배웠던 것 같은데?



경철이나 현정이의 이마에는 뿔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거나 이 자극들이 나쁜 자극이 아니거나 ...







경철 : 우리, 점심먹으러 교외로 나가면 안될까?

현정 : 안될 것은 없지만 .. 당장 배가 고픈 걸 !!?

경철 : 김밥 두줄 사서 차 안에서 먹으면서 가면 되죠.

현정 : 좋아. .. 그런데 이 손은 갈수록 버르장머리가 ...

경철 : 그래서 .. 지금 기분 나쁘세요?

현정 : 전혀 하니거든요. .. 헤헤~





그녀는 그의 손을 누르고 있던 자신의 손을 들어내면서 그의 손을 풀었다.

몸을 그에게로 돌려서 그와 마주섰다.

두 사람은 떨어져 있기가 안타까운 듯 다시 서로를 꼬옥 부등켜 안았다.



경철이의 입술이 현정이의 입술로 다가갔다.

현정이는 그의 입술과 혀를 천천히 그러나 깊숙히 받아들였다.

또 그의 입술도 현정이의 입술과 혀를 빨았다.



현정이의 아랫배 쪽에서 그의 딱딱한 것이 또 느껴졌다.

그런데 키스를 하고 또 키스를 받느라고 아까와는 달리 거기에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은 온통 입과 혀에 있었다.



얼마 후에 두 사람의 입은 떨어지고 그 대신 두 사람의 얼굴이 겹쳐졌다.

두 사람이 숨결은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현정 : 우리 너무 야해진 것 아니야?

경철 : 그렇기는 한데 .. 이건 보통 아닌가?

현정 : 음 .. 너 변태처럼 야한 것을 좋아하는구나? .. 호호~

경철 : 누가 야하냐에 따라서 다르지? .. 현정이 네가 야하면? .. 하하~



현정 : 그런데 계속 이렇게 나를 안고 서있을 꺼야?

경철 : 응. .. 오래오래 이러고 있고 싶어.

현정 : 누구 굶어 죽는 꼴 볼래?

경철 : 응? .. 죽어? .. 분위기 참 살벌해지네.





현정이는 경철이를 밀어내고서 그의 몸으로부터 떨어져나오면서 한숨을 여러번 내쉰다.

경철이는 현정이로부터 떨어지기가 싫었지만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었다.









경철이는 현정이를 차에 태우고 서울을 빠져나왔다.

그들은 구리시를 지나서 포천 방향으로 계속 갔다.





경철 : 기분 좋아?

현정 : 배고파~!!

경철 : 앗~!! .. 김밥을 깜빡했네. .. 미안~ .. 헤헤~



현정 : 그래 .... 그런데 오늘은 다른 때와는 다르네. .. 내 머리도 시원한 것 같아 ..

경철 : 아무래도 연휴 때문에 우리도 쉬는 날이니까.



현정 : 그래서 그런지 마치 초딩때 소풍 가는 기분이야. .. 호호~

경철 :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현정 :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경철 : 어디라고 말해주면 알아?



현정 : 그래도 말은 해줘야죠. .. 납치당하는 기분이잖아. .. 호호~

경철 : 솔직히 말하면 .. 납치하고싶다. .. 하하~



현정 : 그런 위험한 생각은 접으시고, 돈이 필요하면 말을 하세요. .. 호호~

경철 :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





그가 그 다음 말을 계속하지 않는 것을 현정이는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아무래도 그의 다음 얘기는 변테스럽게 갈 것 같아서이다.





현정이는 그를 알기 전에 자기가 고생스럽게 하루하루를 살던 때가 생각났다.

경철이랑 같이 일한 덕으로 그녀의 통장에는 지금 천만원이 넘는 돈이 들어와있다.

이것은 상상도 해보지 못한 금액이었다.

고생스러웠던 지난 날에 비하면 지금은 돈은 여유가 있다.



그러나 공부할 시간은 줄어 들은 것 같고 또 긴장 속에서 수업을 하다가 보니까 약간의

스트레스도 받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스트레스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약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살아가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그럼 스트레스는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추진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무엇이든지 많은 것은 항상 문제다.





경철이는 현정이와 같은 나이이지만 생각하는 것은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과외 교습소도 일어날 일을 미리 생각하고 거기에 계{획을 세운다든지 하는 것은

현정이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였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면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다던데 ...



그런데 요새 와서 경철이가 자기의 몸을 안거나 키스하는 것이 부쩍 늘었다.

또 자기의 몸을 바라볼 때에도 가끔씩은 넋을 잃고 보기도 하는 것 같다.

둘 사이의 키스도 많이 진해졌고 또 그가 비록 옷 위에서라고는 하지만 자기 가슴에

손을 대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워졌다.



그럴 때마다 그가 무척 얄밉다.



그런데 그의 손길은 허전하게 느껴지던 가슴에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 느낌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또 그리 싫지는 않기 때문에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



이러다가 혹시 그가 잠자리를 요구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그가 미리 분위기를 만들고 어느 순간에 몸을 요구해오면 거절할 자신이 없을 것 같다.

자기 손에 넣으려고 마음 먹으면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저 남자 ... 약간은 무섭기도 하다.



그는 현정이의 몸과 마음을 너무도 능숙하게 차근차근 점령해 오는 것 같다.

또 그녀도 자신의 소중한 몸과 마음을 한 조각씩 천천히 그에게 내주는 것 같다.

그는 절대로 요구하지 않지만 그녀가 스스로 내주도록 그가 자기를 조종하는 것 같다.

최면에 걸리기라도 했나?

아니면 학교에서 나중에 배울 심리학 개론을 그는 벌써 배우기라도 했나?



한참 달리다가 그는 길가에 있는 깨끗한 식당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런데 그 식당의 뒤쪽으로는 모텔 간펀이 보였다.

혹시 나중에 그가 자기에게 모텔에 가자고 하지는 않을까?



식당 앞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는 몇 대의 차만 주차해있고 거의 비어있었다.

그녀는 약간 께림칙한 것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어쩌면 그는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미리 겁먹고 모텔

예기를 먼저 꺼낼 수는 없지.

아무리 그래도 아예 말을 안하고 있다가 나중에 당황스러운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농담을 섞어서라도 한마디 하기는 해야겠다.

뭐라고 말을 하여야 하며 그의 반응은 어떻게 나올까?

모텔이라는 두 글자를 넣어서 하는 짧은 글짓기였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식당 안에 들어와있었다.



그들은 거기서 야채 샐러드와 함께 돈까스로 점심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식사를 했다.

경철이가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현정이를 위해서 와인 한 잔을 주문했다.

식사가 끝나자 디저트로 아이스크림도 나왔다.



현정이가 유리잔을 들어서 그 안에 들어있는 빨간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다시

테이블로 내려놓았다.

이것을 지켜보던 경철이가 말했다.





경철 : 현정아 ..

현정 : 응?

경철 : 나도 와인 마시면 안될까?





이 말을 듣는 순간 드디어 올 것이 오고 있다고 생각되면서 가슴이 철렁 했다.

현정이의 온 몸의 세포들이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긴장한 그녀의 두 손 끝이 떨렸다.

아까 밖에서 본 모텔 간판이 떠올랐다.





현정 : 하아~ .. 그럼 운전은?





현정이는 마치 운전을 걱정하는 것처럼 건성으로 대꾸를 했다.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고 또 그 소리도 아주 작았다.



그가 이 말을 들을 수 있었을까?

답답한 현정이에게서 여러 번 한숨이 나왔다.



이것은 <예>나 <아니오>를 간단하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가 와인을 마시겠다는 것은 딱 한 잔만 마시지는 않을 것이고,

그럼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분명 쉬거나 자고 가자고 할텐데 ...

모텔은 지척에 있고 ...



이것이 바로 성인 소설이나 성인 영화들에 보면 자연스런 순서가 아닌가?

경철이가 성인물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나?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이렇게 유치하게 하는거야?

지금 내가 오바하는 걸까?



머리 속에서는 말도 되고 또 말도 안되는 만가지 생각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런 긴장을 표정으로나마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그녀는 억지로 웃는 얼굴을 했다.

그러나 경철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현정이는 혼미해져 가는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을 했다.





경철 : 오면서 보니까 음주 단속도 없던데 ..

현정 : 온 길로 되돌아간다고?

경철 : 그러면 안되나?

현정 : 음주 단속은 어두워져야 시작하지 않나?



경철 : 하긴 .. 차라리 마음 편하게 집에 들어가서 한잔 마시면 되는데 ...

현정 : 네가 술 마시고 운전하는 차에 내가 같이 타야 한다는 사실도 별로 맘에 안드네.

경철 : 미안해. .. 순간 내가 잘 못 생각했다.



현정 : 나도 엄청 미안하거든 .... 이런 데 나오면 항상 나 혼자만 마시고 ..

경철 : 너 마시는 것을 보면 약이 올라요 .. 하하~



현정 : 그럼 다음에는 내가 운전할께 네가 마셔.

경철 : 에이~ .. 나 박경철이 사랑스런 신현정한테 그러면 안되죠~ .. 하하~



현정 : 하아~ .. 이젠 아주 노골적이잖아?

경철 ; 나 .. 이제 더 이상 숨기지 않을 거야.

현정 : 둘이 있을 때는 봐주지만 .. 안그러면 조심해야해~!!

경철 : 너보다 내가 더 잘 알거든요.





휴우~.

역시 내가 오바한 거였어.

경철이는 그럴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거야.

나도 참..





경철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식사 후에 그들은 서울로 향해서 출발했다.

오늘은 별로 한 일도 없는데 현정이에게는 차 안에서 자꾸 졸음이 왔다.

참느라고 이를 악물기도 했지만 그녀는 몇차례 꾸벅거리면서 졸기도 했다.



경철이는 오피스텔 앞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는 현정이에게 들어가지 말고 밖에서 조금 걷자고 했다.

그가 현정이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걸었다.





경철 : 와인을 사든지 아니면 마시든지 하자.

현정 : 오늘 따라 왜그래? .. 와인이 당겨?

경철 : 엄청.



현정 : 음 ... 나 사는 동네에 보면 와인바가 하나 있던데.

경철 : 가본 적은 없고?



현정 : 야아아~!!! ... 내가 거기 갈 시간이 있냐? .. 아니면 같이 갈 남자가 있냐?

경철 : 우와아~ .. 그 말이 엄청 처량하게 들리는 이유가 뭘까?

현정 : 맞아~ .. 슬픈 고백이다~!! .. 호호~

경철 : 그런 데에는 남자끼리도 가고 또 여자끼리 가기도 하거든~!!?

현정 : 아무튼 혼자는 안갈껄?





경철이는 현정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대학로로 갔다.



현정이가 말한 와인바에는 사람들이 가득해서 빈 테이블이 없었다.

그들은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현정이는 드라이를 주문했고 경철이도 같이 마시자고 했다.





경철 : 단 맛이 싫어?

현정 : 그게 아니고 와인이 달면 다음 날 아침에 머리가 아프더라구.



경철 : 많이 마셔서 머리가 아프겠죠.

현정 : 조금 마셔도 그렇던데?



경철 : 드라이는 와인 맛을 아는 사람이 마신다던데.

현정 : 이 신현정이 와인 하면 또 웬만큼은 마시거든. .. 호호~



경철 : 나도 오늘은 마시고 취해버리고 싶다.

현정 : 피이~ .. 많이 마시지도 못하면서!!?

경철 : 내가 술에 취해서 겔겔 거리는 모습을 신현정이 보면 뭐라고 할까? .. 하하~

현정 : 학을 그리고 도망칠 꺼다. .. 호호~





그러나 그는 허풍쟁이였고 현정이 만큼도 못마셨다.

한병을 둘이서 마셨는데 그는 겨우 두 잔을 마시더니 벌써 얼굴이 와인 색처럼 빨개졌다.

현정이도 얼굴이 빨개지기는 했지만 경철이 보다는 덜했다.





경철 : 그래도 둘이서 한병 마셨으면 체면은 살렸네.

현정 : 와인은 양보다 분위기거든요.

경철 : 이 집 분위기 좋은 데요?

현정 : 집 분위기 말고 .. 너랑 나랑 마시니까 우리 둘의 분위기~!!



경철 ; 우리야 ... 뭐 .. 화기애애 그 자체 아니었나?

현정 : 뭐라는거야? .. 와인을 화기애애로 마시냐?

경철 : 로멘틱한 거야 .. 어쩌겠어? .. 만인이 보는 앞에서 안아줄 수도 없고 ..

현정 : 아휴~ .. 저 변태~!!

경철 : 변태? .. 그래, 인정~!! .. 아이 엠 변태~!! .. 하하~







홀에는 계속해서 샹송이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약간 소란스럽게 바뀌면서 <모세다데스(Mocedades)> 의노래

<에레스 뚜 (Eres tu)> 가 시작되었다.

노래의 분위기가 약간 시끄러워졌다.



현정이도 여고 시절부터 이 노래를 좋아했다.

이 노래 텍스트가 너무 좋아서 한 때는 스페인어를 꼭 배우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또 얼마 전에는 이들이 옛날 1973년에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유투브에서 동영상으로 보기도 했다.



가운데에 가르마를 타고 약간 길쭉한 얼굴을 한 리더싱어인 Amaya Uranga 님이

호소력이 엄청 강한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불렀는데 완전 감동 그 자체였다.

애써 꾸며내지 않는데도 그녀의 표정과 눈빛 그리고 목소리에서는 그녀의 간절함이

또 그녀의 애절함이 주렁주렁 한 것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히 <너는 나에게 빵에 쓰인 밀가루와 같다> 는 이 부분에서 밀가루는 결국 생명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너는 나의 생명> 이라는 말이 된다.



여기까지 참고 참았던 눈물이 이 말에서 드디어 왈칵 솟아버렸다.

마치 이 노래의 <너는 내 마음의 샘에서 솟아오르는 물처럼> 이라는 부분처럼.



텍스트의 내용이야 반정부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을 위로하는 내용이라고 하여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고 들으면 완전 애정을

표현하는 로맨틱 자체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노래를 한때는 <고백송>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진짜 어이없다.

뭐 .. 꼭 하자면 … 못할 이유는 없나? …

분명히 있지.

그 이유가 그녀의 눈에는 분명히 보인다. .



그런데 지금 경철이가 현정이를 똑바로 보면서 이 노래를 따라서 흥얼거리고 있다.

현정이는 그러는 경철이를 바라보면서 두 눈을 감으면서 젖어가는 것을 느꼈다.







너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최소한 이 노래는 13가지를 말하고 있다.

Eres tu ....

(1) 약속, (2) 여름날의 아침, (3) 미소, (4) 모든 희망, (5) 내 손에 고인 신선한 빗물,

(6) 강하게 부는 바람, (7) 내 마음의 샘에서 솟아나는 샘물, (8) 내 벽난로에서 타오르는 불꽃

(9) 내 모닥불에 타오르는 불길, (10) 내 빵에 있는 밀가루, (11) 밤에 듣는 기타소리,

(12) 내 마음의 시, (13) 내 끝없는 지평선



수학적인 표현을 조금 밀린다면 :

이 방정식의 해가 모두 13 개라는 말이고,

이 근은 한 사람을 13가지로 표현하므로 13 개의 근이 모두 똑같은 <13중근>이라는 말이다..





자기가 날보고 하는 말이 내가 자기에게 이런 13 가지라는데 ....

만일 어떤 남자가 자기의 여자를 이렇게 표현하면 그 말을 듣는 여자는 어떻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





바로 이 노래로 <모세다데스(Mocedades)> 여섯 젊은이들은 프랑코 총통의 독재정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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