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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노출, 그리고 스와핑 - 1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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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959회 작성일 20-01-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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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노출, 그리고 스와핑우석이와 그의 친구 다섯 명을 한꺼번에 받아들인 아내는 심한 후유증을 겪어야만 했다. 여러 명의 남자를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일은 여자에게 많은 무리가 따르는 일이었다. 아내는 아래쪽에 통증이 있을 때마다 나를 원망하듯 흘겨보았지만 그것은 미움이 아니었다. 그럴수록 나는 아내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써주었다.



참으로 이상한 느낌이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만큼 스와핑으로 느낄 수 있는 흥분은 더 컸다. 내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스와핑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을 것이었다. 이것은 아주 큰 모순이었지만 분명한 것이었다. 다른 남자와 섹스를 나누는 아내에 대한 질투, 분노가 곧 흥분으로 이어지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었다. 초기에는 나는 이런 감정들에 대해 무척 커다란 혼란을 겪었다. 내가 미친 것이 아닐까 하는 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했었다. 하지만 본능을 자극하는 흥분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런 반문은 사라져버렸다. 타인들에게 질타를 받아 마땅한 일 인줄 알면서도 아내와 합의된 즐거움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동안 나는 아내와의 단순한 섹스 이외에는 다른 모험을 즐기지 않았다. 얼마 동안 평범하게 지내고 싶다는 아내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다.



“자기야. 나 우석이 보고 싶다.”

“우석이?”

“응.”

“왜? 하고 싶어서?”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보고 싶어. 이유는 모르겠어.”



내겐 약간은 충격이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내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주고 있는 것에 나는 기쁨을 느꼈다.



“연락해볼까?”

“아니. 그냥 보고 싶다는 거야. 꼭 봐야 한다는 건 아니구. 그냥 생각난다는거지.”

“후후. 그래?”

“당신 화나는거 아니지?”

“아니. 괜찮아.”



여자의 심리는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싶지만 꼭 봐야 하는 건 아니다? 늘 함께 사는 여자였지만 여자의 심리는 무척 복잡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당신 요즘 어때?”

“응? 뭐가?”

“아니.. 그러니까 아직도 내가 다른 남자랑 하기를 원해?”

“글쎄. 왜?”

“아니. 당신 생각이 어떤가 궁금해서.”

“다시 해도 되겠어?”

“나야 뭐. 당신이 원해서 한 거니까.”



아내는 분명치 않게 얘기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다시 시작해도 좋다는 허락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젠 아내도 다른 남자와의 섹스를 즐길 만큼 무덤덤해진 것은 아닌지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것을 걱정하는 것이 나의 이기심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고 그 결과물이 지금의 아내였다.



며칠이 지나는 동안 나는 밤마다 성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채팅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수십 명의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새롭게 아내의 섹스파트너가 될 남자를 물색했던 것이다. 그러다 만나게 된 어느 한 남자에게서 괜찮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중년의 남자였다. 올해 쉰 하나라는 그 남자는 느즈막하게 3s을 즐겨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해왔다. 그는 서둘지도 않았고 어린 남자애들처럼 집요함도 없었다. 그냥 기회가 주어지면 하는 것이고 안 된다면 아쉽지만 상상으로나 자신의 욕구를 채울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런 그에게 믿음이 느껴졌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중년의 남자와 섹스를 나누는 아내의 모습을 그렸다. 아쉬울 것이 없는 아내가 중년의 남자에게 봉사차원에서 다리를 벌려주는 그런 상상들이 묘한 흥분을 일으켰다.



우선 그와 단둘이 만나기로 했다. 그의 전화번호를 받아놓은 뒤 채팅방을 종료하고 나왔다. 안방에서는 아내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나는 잠든 아내를 내려다 보면서 중년 남자와 섹스를 나누게 될 아내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배가 나오고 주름이 지고 머리가 벗겨진 볼품없는 중년 남자를 받아들일 아내의 모습.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금요일 저녁에 그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나갔다. 다행히도 그는 우리 회사와 가까운 곳에 근무하고 있었다. 역삼역에서 조금 떨어진 커피숍으로 들어선 나는 입구에서 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선을 옮기며 전화를 받는 남자를 찾아냈다. 그를 발견했을 때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그는 아내가 다니는 회사의 부장이었다. 김덕수 부장. 그는 아내가 회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인간이었다. 아내가 회사에서 열 받아 들어오는 날은 어김없이 그와 연관이 있었다. 무능하고 아첨에 능한 김덕수 부장의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었다.



나는 가슴을 졸이며 그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억할 리가 없었다. 아내 동료 직원의 결혼식장에서 스쳐가듯 인사를 나눈 기억뿐일 테니 내 얼굴을 기억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분명히 기억했다. 아내의 수첩에 들어있는 회사 조직도에 그의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아내가 그의 욕을 하면서 수첩에 있던 조직도를 펼쳐놓고 그의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렇게 본 내게는 그의 얼굴이 분명히 기억되고 있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참 어색한 자리네요.”

“하하. 네.”

“나이 들어 이런 걸 한다는 게 용기가 생기지 않더군요.”

“뭐 다 그렇죠. 나이와 상관 없이요.”

“아무튼 늙은 저한테 이렇게 기회를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아내가 그리도 싫어한다는 그는 의외로 괜찮은 중년 남자였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접하는 직장 상사의 느낌과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만나는 느낌과는 많이 다를 것이었다. 하지만 아내를 통해 각인된 나의 편견은 쉽게 지울 수가 없었다. 더구나 아내가 과연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나 역시도 아니라는 답을 내렸다. 그렇게도 싫어하며 멸시하는 인간에게 다리를 벌려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와 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상하게도 자꾸만 그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에겐 못된 생각이 스쳐가고 있었다. 아내가 모르는 상황에서 그렇게도 싫어하는 남자에게 다리를 벌려주는 모습. 그리고 그로부터 흥분을 느끼며 만족하는 모습. 서로가 모른 상황에서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아주 색다른 흥분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내가 너무나 잔인하고 못된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에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시간을 정해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해준 뒤 그와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나는 엄청난 고민에 빠져들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알 수 없게 하는 방법. 문득 우석이 친구들과 즐겼던 때 아내가 썼던 가면을 떠올렸다. 서로의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가면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곧바로 성인용품점으로 차를 몰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입을 제외한 모든 얼굴을 가릴 수 있는 흰색 가면 두 개를 구입했다.



지금까지의 어떤 계획보다도 더 큰 위험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런 만큼 나의 심장은 거세게 뛰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아내에게 얘기를 꺼냈다.



“당신 괜찮겠어?”

“50대면 너무 많은 거 아냐?”

“그렇긴 해. 당신이 싫다면 어쩔 수 없고.”

“모르겠어.”

“젊은 남자야 언제든 만날 수 있지만 중년 남자는 처음이고 믿을만한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아서 한번 만나보기만 했어.”

“어땠는데?”

“응. 사람은 괜찮아. 차분하고 능글맞지도 않고.”



나는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서 가슴 한구석이 뜨끔거렸다. 그리고 아내에게 죄를 짓고 있는 듯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내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고민에 빠져있었다. 좀처럼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아내를 채근하지 않고 아내의 대답을 기다렸다.



“당신 사온 가면이 이거야?”

“응. 아무래도 노인네 얼굴을 보고 하는거 보다는 가리는 게 괜찮을 거 같아서. 당신 얼굴도 가리고.”

“언젠데?”

“허락하는 거야?”

“당신이 이렇게 준비까지 했는데 내가 거절하면 당신 속상할 거 아냐.”



나는 그런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아내에게 너무 큰 죄를 짓는 것 같았다. 다음날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었지만 나는 그와 만나기로 한 날까지 죄책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가진 채 혼란스럽게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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