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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러 - 아들의 이야기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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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01회 작성일 20-01-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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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H 신이라기 보다는 G신이군요, 고어신;;;



아마 역할 겁니다만;;



역겨우신 분은 안 읽으셔도;;





==============================================

"하아악...하악...학!!!"





숨찬 비명소리와 신음소리가 좁은 방안에 울려퍼진다. 혹자는 그것이 쾌락의 신음소리,혹은 절정에 이르는 비명소리라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그런 것 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뭐, 남성에게는 다르겠지만. 남자는 본능적으로 정복욕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제...제발...용서를...하아아악!!"



금발의 여인(여인이라기보다는 소녀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은 그렇게 고통에 떨고 있었다, 손과 발이 모두 쇠사슬에 묶인 채. 쇠사슬은 그녀의 수족과 천장을 연결하고 있었고, 소녀의 육체는 대자로 누운 채 공중위에 떠 있었다. 힘을 빼고 엉덩이를 아래로 내릴라 치면 그녀의 밑에 있는 긴 대침이 절묘하게 항문을 꿰뚫으려고 하였다. 때문에 고문을 받으면서 허리에 힘을 줘야하는 생지옥인 것이다.



"하아아악!! 끄......아아아악!!"



"편해지길 바라나? 미안하지만, 그런 길은 없다."



그렇게 어두운 방만큼, 어두운 후드를 걸치고 있는 남자가 그 방에 있었다. 그 망토에는 이상한 마법진과도 같은 문장이 하얀 실로 수놓아져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 마법진과도 같은 문장은 거대 상단인 칼마이라 상단의 문장이라는 것을. 그런데...이런 악마같은 자가 브레이안 상단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소녀는 지금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느다란 바늘의 그녀의 몸 곳곳에 꽂혀있었다. 온 몸에 꽂혀 있는 그것의 밀도는 선인장과도 맞먹을 듯 했다. 온 몸에 가느다랗게 흐르고 있는 붉은 피는 호랑이의 그것과 같은 무늬를 그리고 있어 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 동안 몸의 통각이 가장 예민한 부분은 피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 부분들을 다 찌를 터. 메인 디쉬는 이제부터라고나 할까. 기대하라고."



"제, 제발...제발...제...아아아아아악!!!"





남자가 손에 들고 있는 침은 그녀의 유두를 찌르고 깊숙하게 들어갔다. 소녀는 고통에 몸부림을 치며 온몸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흔들면 흔들수록 원래 몸에 꽃혀 있던 침들이 그녀의 통점을 자극할 뿐이었다.



"저항할 건가? 할수 있으면 해 봐. 그래봤자 몸부림이지. 너는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도 조금 더 길게 살고 싶다는 길을 택했어. 죽어야 할 더러운 목숨이 이어지는데, 이런 고통 정도는 고맙게 생각하라고."



"흐흑...흐흑...제발...용서해 주세요...제발..."



"오오, 이 피를 봐. 유두에서 흘러나오니 마치 붉은 젖이 나오는 것 같아. 붉은 피가 섞인 모유라, 이건 마치 헤타케나 여신같군.



남자의 길고 삐죽한 혀가 입에서 나와 젖꼭지를 살살 굴리며 그 피를 핥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녀의 몸에는 고통에 가까운 쾌락이 몸에 강하게 퍼졌다. 분명히 쾌락이 몸에 흐르기는 하지만, 지금 그 강렬한 자극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쇠약해진 소녀의 육체는 그것을 고통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 거다, 본래 목마른 사람의 혓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원망스럽듯, 고통에 가득찬 육체에 퍼지는 쾌락의 느낌은 더 고통스러울 뿐이다.



"흠, 여긴 어떨까?"



남자는 곧 이어 작은 침을 빼 항문의 주변에 무자비하게 둘러 가며 박기 시작했다. 더 이상 소녀는 고통의 비명을 지를 수도 없었다. 비명의 진동조차 그녀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음핵에 침을 박기 시작하자 입에서 기침소리같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흑......하아아아악!!"



남자의 손이 음핵에 박힌 침을 잡고 뱅뱅 돌리기 시작하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그녀의 전신에 퍼지며 그녀의 몸이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마냥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 어떤 때보다도 강한 저항이었다.



“아아악!! 아악...!! 제, 제발...그만...그만 해주세요...제발...흐흑...아아악!!”



남자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비웃듯이 내려볼 뿐이었다. 그에게 있어 아직 때 묻지 않은 순결함을 파괴하는 것은 상당한 쾌락이었다. 사실 그건 모든 남자들이 은연중에 꿈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는 정도가 조금 지나쳤다.



그는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파괴를 원하고 있었다. 궁극의 미를 파괴하는 것에서 쾌감을 찾는 이들이 있다. 그도 그런 이들 중 하나인 것이다. 새디스트나 돔 같은 차원이 아닌, 그야말로 파괴마인 것이다.



이윽고 그는 강철 집게를 집어 올려 그녀의 젖꼭지를 집었다. 집게는 무자비하게 그녀의 젖꼭지를 비틀고 침을 비틀어 그녀의 유두 깊숙이 그 침을 박아 넣고 고정시켰다. 반대쪽 젖꼭지에도 똑같은 장치가 부착되었다.





"하으으으으..."



"하하하, 마치 암퇘지같은 신음소리를 내는 군. 마음에 아주 들어. 듣기 좋은 음악이야. 조금 더 듣고 싶은데...이렇게 하면 더 듣기 좋을 것 같군."



쓰윽 -



"어어어어!! 허어어어어어!!"



그녀의 목소리보다 약간 낮은 목소리와, 부정확하고 울려퍼지는 비명이 들려온다. 혀 끝이 잘려나간 것이다, 5분의 1 정도.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굉장히 부정확하게 나올 것이다. 입에 엄청난 양의 피를 머금고 고통의 비명을 질러대는 그녀의 모습은 이미 그 남자와 동류의 취향을 가진 사람 외에는 아무도 즐길 수 없는, 붉은 풍경이 되어 버렸다.



"아, 아, 아. 바로 이거야. 지옥의 소나타가 있다면 암퇘지들의 비명소리겠지. 난 가끔 세이튼(Satan)이 부러워. 그는 이런 소리를, 이 아름다운 음악을 끊임없이 들을 수 있단 말이지, 그것도 중창으로. 그와 같은 능력이 있다면 정말 좋겠어, 한번에 무한의 악기를 스스로 조율하며 그들의 소리를 감상하는..."



남자는 정말 미친 사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해를 즐기는 위인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엄청난 희소성을 가진 물건이기 때문이다.



"자, 이걸 봐. 이 추는 어린 아이 머리통 무게야. 이걸 네 젖꼭지, 유두를 꽉 물고 있는 이 집게에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이 집게는 맹견과 같은 녀석이어서 한번 물은 건 놔 주지 않는데...갑자기 엄청나게 무거운 추가 달린다면?"



그는 소녀의 유두에 달린 강철 집게에 달린 쇠사슬에 이 추를 연결하고는, 공중에서 그대로 놓아버렸다.



"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조금씩...아주 조금씩...너도 명화가 되어가는 군...그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 나는 그 과정을 사랑하지, 그 결과보다도. 내가 느끼는 것은 감정의 아름다움이기 때문에, 한번 작품을 끝내고 나면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고깃덩이일 뿐, 이미 아름다움이 빠져나간 물질이야. 순간의 아름다움...나는 그것에 중독되어 있지."



남자는 유두를 상실한 그녀의 한쪽 유방을 꽉 부여잡았다. 그러자 그녀의 유방에 박혀있던 침들이 더욱 깊숙이 박히며 그녀의 살을 물어뜯고 잡아뜯어 더욱 고통스러운 전류를 흘려보냈다.



"아아, 지옥의 신이여, 세이튼이여, 난 당신에게 도전합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에 도전합니다!!"



그는 한쪽 손에 끼워진 강철 건틀렛 - 끝이 마치 야수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 을 그녀의 몸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배꼽의 중심에서부터 손을 바깥쪽으로 돌려 가며 달팽이의 무늬를 그려가기 시작했다.



"흐어어어어어억!!! 흐어어어어억!!"



가죽이, 피부가 벗겨지고 붉은 살덩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고통을 감내할 수 없었던 그녀는 마구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아무도 이 광경을 보며 성욕을 느끼지 못하리라.



"흠, 아무래도 그 눈, 아름답군."



남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챈 그녀는 고개를 마구 흔들며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눈을 감는 것으로 그의 손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한쪽 유방에 아직도 달려있는 강철집게를 잡고 비틀었다. 그 엄청난 충격과 고통에 그녀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비명을 질렀다.



“흐으으...”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남자의 양 손이 소녀의 눈을 잡고 뜯어 내었다.



"하아아아..."



이젠 비명을 지를 기력도 남아있지 않는 것 같았다. 눈알을 뽑히고 혀를 잘리고, 유두를 다 뽑힌 뒤 뱃가죽이 벗겨지는 고통. 그 모든 것이 그녀를 지치게 만들고, 삶으로부터 잡아떼어갔다.



"이 녹색 눈...마치 에머랄드를 연상시키는군...아름다워. "



그는 오른손에 찬 건틀렛으로 눈알을 잡고, 그녀의 항문에 그것을 거칠게 쑤셔 넣었다. 그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눈알의 동자가 하필이면 항문 쪽으로 나와 있어, 그녀의 똥구멍은 마치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자라는 천한 짐승들은 말이야, 정말 아름다워. 자신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있지.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도 네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







!!!!!!







"네놈은 누구...컥!!"





자신의 목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이는 그 엄청난 힘에 남자는 경악했다. 도대체 어떻게 자신밖에 모르는 이 비밀방에 들어올 수 있던 거지? 그건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이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 문은 내 앞에 아직도 닫혀있는 저 철문뿐인데 말이야!! 아니, 이 광경을 들키는 건 안돼는 일이야!! 이 모습을 들켰다가는...나는...나는...



"칼마이라 상단의 메데사 지방 최고 경영자 브레이안...난 그 동안 자네에게 엄청난 거금을 주었지. 자네는 그 돈이 내가 주는 것임을 몰랐겠지만 말이야. 그것을 이런 방향으로 쓰는 것...물론 네 선택이겠지, 그렇지 않은가?"



"...그, 그것은..."





벗겨진 후드로 브레이안의 얼굴이 드러난다. 그 창백하고 광대뼈가 도드라진, 마른 얼굴. 반백의 머릿카락은 그의 얼굴에서 더욱 더 수전노의 전형적 모습을 갖추게 하여준다.



여자의 앞에서 자신만만한 모습, 전권자의 힘, 완벽한 권력자로 군림하던 그. 그런 그는 이제 온데간데없다. 이제 존재하는 것은, 자신의 목숨만을 걱정하는 죽음의 노예.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야. 아주 재미있어...쾌락과 엑스타시, 카타르시스가 넘쳐흐르는 곳이지. 하지만 그만큼..."



그늘에서 자신의 목을 잡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드러난다. 달빛이 비치는 구멍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이 그의 얼굴에 걸쳐져 있는 어둠의 베일을 벗겨낸다.





!!!!!





푸른 머리카락...그런 것은 듣도보도 못했다. 그런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공포에 떨며 수라의 얼굴처럼 느껴지는 그 얼굴을 계속하여 바라보았다. 그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그 얼굴은 절대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잘 생겼다, 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 상대방을 짓밟는 얼굴, 절대적인 완벽을 나타내는 얼굴, 절대적인 힘을 나타내는 얼굴.









마치, 신의 얼굴.







"재수없는 것들도 많지...크큭...크크...큭...크하하하하하!!!"







아니, 악마의 얼굴인 것인가.







"얼굴에~ 세 개의 손톱~ 그것은~ 악마의!! 악마의!! 악마의 선물!!"



"크아아아아악!!!"



남자는 브레이안의 얼굴을 잡고 세 개의 손톱으로 얼굴을 깊숙이 까내렸다. 그 손톱은 눈을 도려내고, 코를 중간부터 잘라버리고 광대뼈를 파 들어가, 마치 맹수의 앞발에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심장에~ 커다란 구멍~ 그것은~ 악마의!! 악마의!! 악마의 저주!!"



"허어어어억!!!"



남자의 손은 브레이안의 심장이 있는 곳까지 뚫고 들어가 그 심장을 잡고 흔들었다.



"허어어억...허어어억"



죽는 것이 당연한 상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안은 죽지 않았다.



"너는 평생 죽지 않을 거다. 악마의 저주가 너의 심장에 닿았으니 말이야. 그렇다고 그 상처가 낫는 다는 것은 아니야. 피는 계속 흘러나오지만, 그 피를 대신할 피가 끝없이 나오고, 네 심장은 지치지 않고 뛸 것이다. 얼굴과 심장의 상처 외에 너에게 상처를 입힐 자는 없고, 그 고통을 달래줄 자 없으리라...크크큭...크크큭...크하하하하하하하!!!"



브레이안은 잠시 숨을 헐떡 헐떡 내뱉다가 눈을 감았다. 지나친 충격과 처음 느끼는 고통으로 기절한 것이다. 그가 기절한 뒤 남자는 손을 심장에서 빼 내었다. 그러자 브레이안의 썩어 들어가는 육체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가관이로군, 이 녀석은."





남자는 그렇게 브레이안을 조롱한 뒤 시선을 묶여있는 여자를 향해 돌렸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상처였다. 사디스트라 할 지라도, 아름다움 그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에서 쾌락을 찾는 이는 없다. 남자는 잠시 동안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직 채 여물지도 않은 과일이잖나..."



남자의 말 대로였다. 여자라고 부르기에 이 육체는 너무 어렸다. 아무리 많게 잡아도 기껏해야 17세쯤 되었을까.



"그런데 왜 그를 닮은 건가..."



순간 남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얼마나 아름다울지, 얼마나 향기로울지 한 번 보고 싶다."



================================================







"저...감사드려요..."





그녀는 바위 위에 누워 있는 남자를 향해 작게 말했다.





"감사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 넌 내 노예니까. 난 자비나 사랑의 관점에서 너를 구한 것이 아니다. 네가 가지고 있는, 네 육체의 아름다움이라는 희소가치를 보고 너를 구한 것이다."



"그럼...전 또..."



"아니, 난 네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서 너를 구한 것이다. 네가 가장 아름다운 육체를 가지게 될 나이 대에...몇 년 후에 완성될 네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서. 그때까지 내가 인위적으로 변조하기는 싫어."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한마디로 말해, 너는 나를 따라다니며 잘 먹고 운동하고 숨쉬며 네 아름다움과 건강을 매일 나에게 보여주면 되는 거다. 더 쉽게 말하면, 그냥 나만 따라다녀라. 심부름꾼 정도로 써주마."



"..."



그렇게 말한 뒤 한동안 긴 침묵이 흘렀다. 도대체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더 이상 교환할 정보는 없다. 남자는 그녀를 살려둘 것이고, 한동안 키워 줄 것이다. 소녀는 그것을 알았다. 이제 안심해도 된다. 그런데 이 허전함은 무엇인가.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남자가 누워있는 바위를 타고 올라갔다. 원래 어느 정도 운동신경이 있던 그녀였지만 올라가기에 쉬운 바위는 아니었다.



“핫...!!"



한순간 발을 헛디뎌 무릎이 바위에 긁혔다.



"아야..."



그녀는 무릎을 들어올려 상처를 보았다. 언뜻 보아도 꽤나 큰 상처였다. 상당한 피가 흘렀고, 잘못하면 흉터가 남을 것 같았다.



그때였다.



그녀의 위쪽에서 손이 올라오며 그녀를 끌어당긴 것은.



"아..."



"뭐하나, 어서 잡지 않고."



"아, 네..."





소녀를 끌어당긴 그는 갑자기 소녀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손가락이 그대로 머리를 통과한 것이다. 손가락의 모든 마디가 그녀의 이마 정중앙을 통과했지만, 그녀의 이마에서는 한 방울의 피도 흐르지 않았고, 그녀의 의식 또한 멀쩡했다.



그녀는 어찌 된 일인지 두려워하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었다. 그의 엄청난 힘은 이미 자신이 겪지 않았던가. 도저히 나을 것 같지 않던 수 많은 상처들. 이미 뽑혀져 버린 자신의 눈. 그가 다 치료해 주지 않았던가.



"이제 너에게 내려진 권능은 보통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입은 상처는 모두 순식간에 치유될 것이다. 어떤 병마도 너에게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나의 권능으로. 너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크로노스의 낫, 시간 뿐이다."



소녀는 다리에 난 상처를 보았다. 그것은 이미 나아 있었고, 피부에 묻어있는 피 만이 그녀가 상처 입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감사드립니다."



"믿지 않는구나."



"!!!"



"하긴, 병마의 덫과 상처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곳의 인간들에게 너무 허황된 이야기지. 읽을 수 있다. 너의 마음. 뭐, 믿든 안 믿든 그것은 네 자유다."



긴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그 둘 중 어느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잠시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구름이 없는, 평원의 바람. 그 바람을 따라, 소녀의 금발이 휘날린다. 블론드가 아닌, 허니 듀의 금발.





"제 이름은 이리릴이에요."



"...그렇기에 내가 너를 구해준 것일지도."



"네?"



"고대어로 네 이름을 써보겠나?"



"Yllil...이렇게 될 거에요."





남자는 다시 한번 크크큭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이리릴은 그런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도대체 왜 웃는 것인가?



그는 누운 채로 이리릴에게 말했다.



"이봐, 노예. 내 이름을 알고 싶나?"



"...가능하다면요."



"여기서 내 "존재"를 말할 수는 없지만...내 이름 중 하나를 말해 줄 수는 있겠지. 이곳에서는 그냥 에루틴지스, 혹은 레트삼 쎔이라 불러도 좋다. 혹은 동방의 이름을 따서 "인"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셈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셈이라...맘대로 해라."



"고맙습니다, 셈 주인님."



=============================================



에루틴지스는 퍼뜩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약간은 멍한 정신으로 사방을 둘러보던 그는 자신의 꿈에 과거의 한 조각이 반영되었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이 있는 곳은 푸른 들판 위의 높은 바위가 아니라 붉은 융단이 깔린 크고 호화로운 방의 금도금한 침대 위였으며, 자신의 옆에 누워 있는 것은 가냘픈 금발의 소녀 이리릴이 아니라 성숙한 육체를 가진 이뮤자크였다.



“음...”



“아, 그냥 자지 그래. 아직 피곤할 텐데.”



에루틴지스는 일어나려는 그녀를 토닥거리며 다시 재웠다. 아직 그녀와의 정사가 끝난 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났기에 격렬한 정사 -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거의 강간에 버금가는 수준의 정사를 치른 후였기에 매우 피곤할 터이다. 그래도, 지금 일어나서 또 하자고 하면 기뻐하며 자신의 몸을 맡길 여인이기는 하지만.



에루틴지스는 침대 머리맡에 놓인 여송연을 꺼내어 손가락 앞에 놓고 그것을 탁 튀겼다. 그러자 그 여송연에 불이 붙으며, 하바나산 고급 여송연 특유의 향을 뿜어내었다. 얼마 전 아들인 규가 보내준 선물. 아마도 - 이쪽 세계의 말로는, 하바나라는 지방의 여송연은 정력 감퇴에 아주 효과적이라고 합니다...아버지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되어 보냅니다 - 라고 적혀 있던가.



에루틴지스는 피식하고 웃으며 여송연의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가, 그냥 먹어버렸다. 일반인은 절대로 따라하지 마시기를.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며, 일단 인체로 이런 짓을 했다간 염라대왕님만 좋아할 뿐이다.



‘그나저나...천년 전의 일을 왜 떠올린 거지...’



에루틴지스는 멍하니 담배를 피우다가, 이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뮤자크의 벌거벗은 몸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자고 있는 이뮤자크. 에루틴지스는 손을 뻗어 유려한 그녀의 목덜미를 간질이다가, 손가락을 움직여 천천히 그 등줄기를 훑어 내려와 다리 안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응...하...아...주, 주인님...”



“아아, 그냥 자고 있으라고, 만지기만 할 테니까.”



에루틴지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하면서 다른 한쪽 손은 이뮤자크의 겨드랑이 아래로 넣어 그녀의 탱탱한 유방을 주물렀다. 스스로 담배를 말아피는 사람 특유의 예민한 손가락으로 에루틴지스는 이뮤자크의 유두를 검지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자극했다.



“흐윽...심술...지나친 거...하아악...알아요...학...”



“아니, 내가 뭐라고 했나? 자고 싶으면 자라고, 깨우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에루틴지스는 그녀의 귀에 입을 갖다 대고 귓불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이뮤자크는 귀로부터의 자극에 예민했다.



“흐으윽...응...주인님...”



이뮤자크는 고개를 뒤틀어 에루틴지스의 입에 깊은 입맞춤을 했다. 에루틴지스는 그녀의 혀를 기분좋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침을 그곳에 흘려 넣었다.



‘이리릴...’



몸은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여인의 몸을 탐하면서도, 정신은 오직 한 곳 만을 쫒고 있다. 이 무슨 배신행위란 말인가. 하지만 상관없어. 이 여자도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이 여자는 내 노예니까.



“흑...”



에루틴지스는 팔의 힘만으로 이뮤자크의 몸을 돌려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 그는 이뮤자크를 눕혀놓고 그 위에 올라타 그녀의 목덜미를 핥기 시작해 천천히 아래쪽으로 내려와 유두를 핥기 시작했다.



“히이익...학...주, 주인님...”



이뮤자크의 몸이 마치 활처럼 휘며 강렬한 자극의 폭풍우에 휩쓸리고 있었다. 에루틴지스는 젖꼭지가 완전히 딱딱해 질 때까지 계속해서 자극하다가, 입을 그녀의 살에 댄 채 그대로 밑으로 내려와 배꼽에 자신의 침을 가득 흘려 넣었다.



“흐흠, 내가 온 다기에 온 몸을 청소했나 보지? 배꼽조차도 이렇게 깨끗한 걸 보니...”



“주, 주인님이...하아악...오시는 데...하아악..학...깨끗..이...학...”



“흐흥, 그렇단 말이지.”



그러고 보니 미라슈가 그런 말을 한 적 있었다. 나의 피를 완전히 가지고 태어난 자식은, 규라고. 완벽히 자신을 닮은 아들이라고...방랑자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아들.



‘하지만 난 이제 더 이상 방랑자가 아니지...그 녀석은 어떨까?’



잡념을 걷어치우고, 에루틴지스는 이뮤자크의 육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직 아침까지 밤은 길게 남아있다...내일 아침까지 이뮤자크는 잠 들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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