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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은 산행 - 2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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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58회 작성일 20-0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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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신경절 모두를 불살라 버리는 충격을 견디다 못해 그녀가 바닥으로 무너져버린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움직이지 말라던 사내의 끔찍한 경고도 소용없었다. 쓰러지는 서슬에 독사의 이빨처럼 그녀의 급소를 물고 있던 사내의 손이 음부에서 빠져버렸다. 메탄의 산화반응 끝에 물이 남듯 그녀의 쓰러진 몸 위로 잔여물질처럼 경련들이 남아서 그녀를 잘게 떨도록 만들었다.

"이런,이런." 극히 연극적인 어투로 사내가 말을 했다. "그렇게 타일렀건만." 사내가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여전히 제어불능의 경련이 군데군데 일어나고 있었다. 소리죽여 그녀가 흐느꼈다. "이 년아,꼭 올무를 써야겠어?" 사내가 엉덩이를 쥐며 물었다.

그녀는 예전에 보았던 야생동물의 밀렵사진을 떠올렸다. 올무가 파고들어 다리가 거의 끊어질 듯 달랑거리며 죽어간 동물들과 그 자리에서 곧 썩어가는 냄새라도 맡을 수 있을만큼,처참함을 낱낱이 클로즈업한 사진들은,그녀로 하여금 그런 일을 한 사람들에 대해 맹목적인 분노를 일으키게 했었다. 그 올무를 자신에게 씌우겠다는 사내의 협박은,예전에 일으켰던 그 분노를 가중된 두려움으로 바꿔 그녀를 짓눌렀다. 섬뜩한 칼날이 일정하게 박혀있는 가시철선의 올무가 그녀 눈에 들어왔다. 송곳이 정수리를 찌르는 듯 아파오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울먹였다. "안돼요. 하지 마세요,아저씨.지금까지 아저씨 말대로 다 했잖아요." 사내의 피에 젖은 눈이 그녀를 훑어봤다. "그래,물론 그랬지. 네 년맘대로 쓰러지기 전까진 말야." "안그럴께요,아저씨. 잘 할께요." 잠자코 사내가 한참동안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럴까,잘 할 수 있을까."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네." "한번더 기회를 줄까." "네." "진짜로 잘 할 수 있어?" "네." 짧은 그녀의 대답임에도 숱한 감정의 기복이 섞여 나왔다. 그것은 흐느낌과 두려움과 굴욕과 떨림의 기복들이었다. "누워." 사내가 지시했다.



땀에 젖은 하얗고 빛나는 몸이 사내 앞에 길게 누웠다. 사내가 그녀의 다리 쪽에 앉아 그녀를 내려보았다. 그녀는 엄마의 간섭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애 같았다. 아직 사내로부터 아무 말도 없었기에 팔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그의 시선에서 몸을 가려야 할지,말아야 할지 어떤 것도 판단할 수가 없었다. 다리는 완전히 붙이지는 않았지만 치골 이상은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나란히 붙여놓고 있었다. 엉거주춤 팔을 바닥에 내려놨고, 때문에 단단히 맺힌 꽃봉오리처럼 탄력있는 몸이 숨김없이 사내에게 드러났다. 사내는 그녀의 몸이 보여주는 균형을 잠시 감상했다. "팔배개를 해. 두 팔 모두 깊숙히 넣어." 그녀가 양쪽 팔을 모두 올려 직각으로 꺾어서 그녀의 뒷머리 밑에 넣었다. 그리고 머리를 가만히 팔들 위에 올려놓았다. 낮은 천정이 까맣게 눈에 들어왔다. 낮잠이라도 자는 듯한 자세였지만 그 천정 밑에는 커다란 바위같은,난폭한 야수가 자리잡고 있음을 절절이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할로겐 전구처럼 열을 냈고 긴장했으며 반짝였다. 또한 그 불빛 속에서 그녀의 몸은 사과퓨레를 듬뿍 담은 애플파이 만큼이나 감미롭게 숨쉬고 있었다.

사내가 두 손을 그녀의 양쪽 무릎 뒤쪽으로 넣어서 무릎관절을 거머잡는 동시에, 슬개골 위쪽 넓적다리 부분에 있는 혈해를 엄지로 강하게 눌렀다. 몸을 뒤틀만큼 쩌릿한 고통과 함께 그녀의 다리에 마비가 일었다. 사내는 계속 혈해를 누른채,마비로 인해 완전히 힘이 빠진 그녀의 다리를 위로 올린 다음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그녀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그의 손에 따라 하체의 비부를 드러냈다.

사내는 그녀의 몸 곳곳을 그토록 많이 주물러댔지만 실지로 그녀의 음부 전체를 한번에 보는 것은 이게 처음이었다. 시각적인 즐거움이 폭발했다. 그녀의 음부는 사내의 숱한 괴롭힘을 받았음에도 깨끗하고 청초하고 가지런했다. 초컬릿과 버터크림이 혼합된 가나슈처럼 달콤한 약갈색의 외음부가 그녀의 비소 내부를 얌전히 덮고 있었다. 그것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사내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담요조각을 둘둘 말아 그녀의 꼬리뼈 밑에 넣어 엉덩이를 받쳤다. 그러자 그녀의 엉덩이가 올라가면서 비밀스런 사타구니 전체가 완전히 드러났다. 그것은 일종의 전시였으며,그녀에게 돋아난 음모의 초입부터 음부의 중심,그리고 항문까지 단번에 파악이 가능한,병리학 실험실의 장기샘플처럼 일목요연한 음부의 프리젠테이션이었다.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사내의 후각은,케이스가 제거된 컴퓨터 본체처럼 내부가 완전히 공개된 그녀의 음부에서 비밀스럽게 풍겨나오는 향기를 맡을 수가 있었다. 그것은 각반기에서 교반한 버터밀크처럼 부드러운 그녀의 체액 냄새였고 그 속에 극소량 존재하는 에스테로겐같은 여성호르몬이 내는 유혹적인 향기였다. 그 향은 라임쥬스처럼 신선함으로 가득찼고 잘 발효된 포도용액으로 만들어진 발사믹 비니거처럼 새콤했다. 사내는 깊이 그 냄새를 들이마셨다. "진짜 남자를 만나야겠지,응? 손가락 말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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