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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일기 - 3부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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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934회 작성일 20-01-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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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도착하니 아내는 그냥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난 아내를 바라보며 잘 지냈냐며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아내는 좀 더 쉬다 오지 벌써 왔냐라며 오히려 나를 더 챙겨준다.



잠시 아내를 멍하니 쳐다본다.

나의 시선을 느낀 아내가 왜 그리 쳐다보냐라고 말을 한다.

“아니 그냥 당신 이뻐서...”

갑자기 일기속의 내용이 내 머릿속을 스윽 스치면서 아내가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다.

“당신도 참... 이런 모습이 뭐가 이뻐요.”

“아니야 당신 정말 많이 이뻐...”

“피이~!”



“참 검사 결과 나왔어?”

“아 참 안그래도 아까 간호사가 보호자 오면 불러달라고 하더라구요.”

“어 그래? 그럼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네 그러세요.”



난 내가 가지고 온 아내의 옷가지를 한곳에 치워 놓고 안내데스크로 향하였다.

그리로 가서 아내의 이름을 말하고 잠시 기다리자 담당간호사가 온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결과 나왔나요?”

“네 나왔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선생님께 안내해 드릴게요.”

“네...”

난 따라가면서 마음이 조금 앞선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먼저 아내의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았다.



“저기 아내는?”

“후훗 많이 궁금하신가 봐요. 좀 있음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알려주실 텐데요.”

“네 저기... 좀...”

사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안심 못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예쁜 간호사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좀 멋쩍었다.

“음 뭐 어차피 아시게 되시겠지만 보호자분께서 너무 궁금해 하시니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요.”

난 궁금한 듯 간호사를 쳐다보았다.

“다행이 금방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세한 건 선생님께 여쭤 보세요.”

“아네 그래요? 감사합니다.”

“후훗 저기 여기”



진료실에 들어서자 안경낀 의사선생님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간호사가 아내의 이름을 말하며 보호자라고 말하자 의사선생님이 그러냐며 나에게 자리를 권하는 것이다.



“저기 아내는 어떤가요?”

“네~ 다행이 왼팔 골절상을 빼고는 다른 곳은 이상이 없네요.”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교통사고라는 게 워낙 후유증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한 며칠 더 경과를 지켜 본 후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이 번 주말쯤 퇴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네. 혹시 다른 곳은 다치지 않았나요?”

“네 찰과상 몇군데 정도로 아주 경미하네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옆에 동승하신 분에 비해서...”

순간 기태의 얘기가 의사선생님의 입에서 나오자 기태의 상태가 궁금해진다.



“저기 기태는 아니 아내와 같이 타고 있던 친구는 어떻습니까?”

“네... 죄송합니다. 그 환자분은 지금 회복실로 옮겼는데요.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저기.. 힘들다면...”

“음....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뭐 꼭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몇 가지 질문을 더하고 난 진료실을 나왔다.

병실로 돌아가자 아내가 뭐라 그러냐며 묻는다.

그래서 난 의사선생님께 들은 대로 팔이 부러진 것을 제외하고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빠르면 이번 주말쯤 퇴원할 수도 있다라고 말해주자 아내는 그냥 덤덤하게 그러냐고 말한다.



그리고는 역시 아내는 주부라 집안 살림살이와 내 식사 얘기가 오가고 아내의 학교 얘기 나의 회사 얘기 등을 하다가 아내는 다시 잠이 들었다.

아내가 잠이 들자 난 아내가 깨지 않게 자리를 비켜준다. 밖으로 나와 음료수를 하나 뽑아서 벤취로 가서 앉았다.

벌써 9월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밖은 더웠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을 되짚어 보았다. 아내와 처음 만났던 일부터 결혼, 그리고 지금까지 생활, 펜션에서의 일, 그 후 지금까지...

물론 기태가 나쁜 마음을 먹어 저렇게 된 것이지만 나도 거기에 한 몫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이제 아내가 퇴원을 하면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겠지...

이제부터 정말 아내에게 잘해줘야 겠다. 그리고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사소한 것 하나에 서로가 오해하고 마음 아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내를 더욱 이해하고 더욱 사랑해 줘야 할 것 같다. 지금처럼 속좁게 그러는 것이 서로에게 아픔만 주는 것이다.



음료수를 다 마시고 병실로 돌아오자 아내는 여전히 자고 있다.

그러고 보니 병실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1인실이라 따로 TV도 있었지만 아내가 깰까봐 그냥 신문만 뒤적거린다.

그런데 그것도 금방 읽어버리고 정말이지 심심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뭐라도 가져 오는 건데...

‘나도 이런데 아내는 오죽할까!’

그 생각이 들자 이따 아내가 깨면 책이라도 가져올지 물어봐야겠다.



결국 나도 졸다 깨다 하다가 아내는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어서야 깨어났다.

“당신 심심하죠?”

“아니 뭐... 괜찮아.”

“당신 오늘도 집에 가서 자요.”

“아니 오늘은 여기서 자려고 맘 먹고 왔는데...”

“에이 안 그래도 되는데...”

“근데 나보다 당신이 더 심심할 것 같은데, 내일은 오면서 책이라도 갖다 줄까?”

“음 글쎄요. 손이 이래서...”

하기야 한 손으로 책을 보는 것은 불편할 것이다.

“그래도 심심하잖아! 하루종일 TV 보고 있을 수도 없고...”

“그러면 한 권 갖다 주시든가요.”

“그래. 내일 내가 한 권 갖다 줄게.”

“근데 이제 병실 옮겨도 되지 않아요? 1인실 비싸게 나올텐데...”

“아냐 그냥 있어. 내가 그 정도도 못해줄까!”

“후후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아내의 병원 식사가 나왔고 나도 밖에서 먹고 온다고 나갔다 왔다.

병실로 돌아오자 아내는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당신 누워있지 않아도 돼?”

“갑갑해서요. 그리구 팔 빼고 다른데 다 괜찮다면서요...”

“그래도... 무리하지 마...”

“후후 걱정 말아요. 아프면 바로 누울테니까”

“의사선생님이 괜찮다곤 했지만 어디 불편한데 없어?”

“뭐 괜찮은 거 같은데요. 좀 머리가 아픈 거 빼고는요”

“뭐? 머리 아파?”

“아니 그냥 두통이 좀...”

“이거 이상있는 거 아냐?”

“아니 그 정도는 아니에요... 너무 누워있어서 그럴 수도 있구... 내일은 좀 걸어다녀 봐야겠어요.”

“음... 너무 무리하지 말구...”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아내와 난 어색해 하였었는데 아내의 사고를 계기로 다시 예전처럼 돌아 온 것만 같았다.



어느새 시간은 11시를 지나가고 병동도 조용하다. 보지도 않으면서 켜놨던 TV도 끄고 이제 슬슬 잘 준비를 하였다.

“당신 정말 여기서 괜찮겠어요?”

“으음 괜찮아~ 마누라가 다쳤는데 남편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럼 여기 침대에 같이 누울래요?”

“에이 좁은데 뭘... 그냥 당신 편하게 자...”

“그러지 말고 이리와요. 당신 옆에 눕고 싶어서 그래요. 아니면 집에 가던가...”

“나 참...”

난 어쩔 수 없이 침대로 올라갔다. 아내의 왼팔이 부러졌기 때문에 난 아내의 오른쪽에 누웠다.



“당신 팔베개 좀 해줄래요?”

“으응...”

침대는 비록 좁았지만 오랜 만에 아내랑 같이 누워 보니 기분이 푸근하다. 아내도 그런지 내쪽으로 얼굴을 부빈다.

그런 아내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쓰다듬어 준다.



“여보...”

“응 왜?”

“왜 안 물어봐요?”

“뭘~?”

“...당신이 출장간 사이...”

“음... 뭐 그럴 겨를이나 있었나...”

“그래서 안 물어볼 거에요?”

“물어보면 솔직하게 얘기해 줄래?”

“휴우~ 그래야죠....”

“그동안 당신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뭘~ 내가 더 미안하지...”



사실 내가 출장간 사이 기태가 언제 왔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몹시 궁금하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물어볼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나중에 아내가 퇴원해서 집에서라면 몰라도...



“얘기해 줄까요?”

아내의 목소리가 작지만 또렷하게 들린다.

“음....” 난 잠시 생각하는 듯 그렇게 가만히 있는다. 그러자 아내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하다.



“그럼 몇 가지만.... 내가 묻는 것만 얘기해 줄래? 자세한 거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네 그럴게요...”

“기태가 언제 온거야?”

“당신이 출장가고 그날 저녁에요...”

그럼 뭔가! 월요일날 내가 전화했을 때 아내가 한 얘기는 무엇인가! 아내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가! 아니 사실 아내가 나에게 거짓말 한 것은 아니다. 내가 그날 아내에게 누구와 같이 있냐고 물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물어본다.

“몇 시쯤 왔는데...?”

“한 9시쯤요....”

꽈광 이럴 수가! 내가 저녁 11시 쯤에 전화했을 때 아내는 그럼 기태랑 같이 있었단 말인가!



“그럼 3일 동안 계속 같이 있었던 거야?”

“...네. 화요일 오전만 빼구요.”

“뭐 화요일 오전만...?”

난 나도 모르게 아내 말을 반복한다.

어떻게 오전만 빼고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내는 학교에 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퇴했어요. 오전만 하고...”

“....” 난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저 너무 나쁘죠?”

잠시 둘다 아무런 말이 없었다.



“왜 말을 안했어?”

“휴우~ 말 해봐야 어쩔 수 없었잖아요. 당신 걱정만 할 거구... 일도 못할 거구...”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아내의 어쩔 수 없었잖냐라는 말이 마치 나를 원망하는 듯 들린다. 하기야 내가 기태에게 출장에 대해서 말을 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아마 내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아내 말대로 일을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였을 것이다.



한참만에 아내가 다시 입을 연다.

“당신 화났어요?”

“으음 아 아니... 그냥...”

“미안해요.”

다시 침묵이 이어진다.

기분이 묘했다. 화가 난 건지 어떤지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 온다.



다시 한참만에 아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저기 여보 할 말 있는데...”

“무 무슨?”

“저기 사실 그 동안에요.”

“...”

“내가 당신에게 말 못한 게 많아요. 그래서 이렇게 얘기 나온 김에”

“잠깐 잠깐만...”

난 분위기상 아내가 무슨 얘기를 할지 알 것 같았다.

아무래도 아내는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나에게 얘기하려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아직 그것을 들을 준비가 안되어 있다.

그것은 아내의 일기를 다 읽고 난 다음 내가 아내의 일을 모두 알게 된 다음 그때 들어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의 말을 가로 막았던 것이다.



아내는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여보... 무슨 얘긴지 모르겠는데... 일단, 여기 병원에서 할 얘기는 아닌 거 같아... 나중에 당신 퇴원하고 상황봐서 그때 얘기하자... 응”

아내도 나의 말에 동의를 하는 것 같았다.

“하긴 그렇네요. 병원에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네요... 하지만 나중에라도 못할 것 같아서 말 나온 김에 할려고...”

“아냐 여보... 다음에 하자...”

“후우~ 그래요. 그럼....”

아내는 그렇게 한숨을 짓더니 나의 겨드랑이에 얼굴을 묻는다.



어느새 아내의 잠자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복잡해진 나는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아내의 상황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병원에서 뭐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많이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와 같이 자게 되고 어쩌면 말할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난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최소한 아내의 일기라도 다 읽고 나서 얘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출장간 사이 우리집에서 아내와 기태가 3일 동안 같이 생활했었다 라고 생각하니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 난 병원에서 바로 회사에 출근하였다.

오늘은 눈치가 보여 조퇴를 하기가 좀 그랬다. 그래서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은 업무를 다 보고 저녁에 간다라고 하였다.

오늘이 벌써 금요일이니 내일은 오전만하고 병원에 가서 아내의 상태를 보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쯤 퇴원시킬 생각이었다.



퇴근을 하기가 무섭게 집으로 향하였다.

아내에게는 저녁을 먹고 집에서 씻고 간다고 하였으니 서두르면 중간에 한 두 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었다. 난 빨리 아내의 일기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가기가 무섭게 저녁을 배달시키고 아내에게 갖다 줄 책을 챙기고 내일 회사 갈 준비를 한 다음 씻었다.

그리고 저녁이 배달되자 재빨리 먹어 치웠다. 전부 하는데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난 다시 큰방으로 들어가 장롱을 연다. 그리고 아내의 귀중품이 들어 있는 상자를 꺼낸다. 역시 가슴이 떨린다. 꺼낸 상자를 열고 거기에서 아내의 일기장을 꺼낸다.

휴우~ 심호흡을 하고 아내의 일기장을 넘긴다.



.........................................................................................................



휴우~ 이렇게 밖에 될 수 없는 것일까!

기어이 이민혁이란 남자와 1박 2일의 여행을 가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남편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두려움이 앞선다. 기태씨의 원룸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하지만 지난 수요일에 이민혁이란 남자와 또다시 관계를 가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민혁이란 남자는 나의 동영상까지 가지고 있지 않는가! 그 외의 다른 것들도 아마 더 있을 것이다.

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말 눈앞이 캄캄해진다.

오늘 이렇게 또 여행을 가버리면 또다시 남편에게 죄를 짓게 될텐데...

정말 미칠 것만 같다.



하지만 벌써 남편은 다음날 내가 여행을 간다고 기태씨에게 말을 해 버렸다, 이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아니 남편과 술을 마시고 이번 여행에 대해 얘기하고부터 남편과의 사이가 이상해 졌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이 화를 낸다거나 무뚝뚝하게 굴지도 않는다. 하지만 왠지 모를 벽이 느껴지는 것이다.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남편과의 잠자리에서다.

남편은 지난 수요일 이후로 나와 같이 자지만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다.



아~ 가고 싶지 않다. 두렵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그 남자가 가만있질 않을 것이다.



그런데 기태씨가 너무 이상하다. 어째서 저런 남자를 끌어들인 것일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점점 날짜가 다가올수록 남편을 보기가 민망해진다.

하지만 억지로 태연한 척 그렇게 남편을 대하고 있다. 남편도 마찬가지 같았다. 우린 그렇게 서로에게 가면을 쓰고 생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결국 토요일은 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난 남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다른 남자들과 가는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주기가 싫었다. 그래서 전날 남편에게 학교 마치고 바로 간다라고 하였고 남편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그날 약속이 있다라고 하였다.



교무실에 남아 기다리고 있는데 3시쯤 도착하니 나오라는 것이다.

그런데 기태씨의 번호가 아니다. 아마 이민혁이란 남자인 것 같았다.

오늘은 남편에게서 한 번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남편이기에 내가 먼저 남편에게 문자를 보낸다.

차마 갔다온다라고 쓰지 못하고 식사 잘 챙겨 먹으라고 보냈다.

하지만 아무런 답신이 없다.

문자가 온다. 난 남편인가 하고 열어보지만 그 남자다. 도착했으니 나오라는 것이다. 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교문으로 향한다.



교문에 나서자 길가에 속이 보이지 않는 시커먼 승용차가 비상깜박이를 켜고 서 있다. 난 힘없이 그 차로 다가가자 조수석 창문이 열리며 이민혁이란 남자가 보인다.



“타” 짧은 한마디...

난 말 없이 차에 탄다.

이제부터 가는 것이다.

지옥 속으로...



그런데 차 안에 이민혁이란 남자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가 잠깐 두리번거리자 남자는 눈치챈 듯 기태와는 이따 만나기로 하였다고 한다.

난 대답없이 앞만 쳐다본다. 남자는 오디오를 조작하여 음악을 켜지만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너무 무거운데... 그래도 여행인데 기분 좀 내라구”

“...”

“계속 그러면 안 좋은데...”

그 말을 듣자 조금 겁이 난다. 이 남자는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지도 않는데 은근히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다.

“근데 가방은 그거 하난가?”

“...네”

그랬다. 난 어차피 1박2일 밖에 안되고 기분 좋게 여행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핸드백 안에 속옷 한 벌과 간단한 화장품 밖에 챙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야 입을 여는군. 뭐 좋아하는 노래 있어? 있으면 틀어 주구.”

“아니요. 없어요...”



한 동안 그렇게 둘다 말없이 음악을 들으면서 가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남자가 나의 무릎에 오른손을 얹어오는 것이다.

난 흠칫 놀랐지만 말없이 가만히 있는다.

“기태한테 얘기 못 들었어?”

“뭐 뭐를요?”

“오늘 치마 입고 오라고 하지 않았어?”

“...”

“대답 안하지?”

“드 들었어요...”

“그런데 왜 안 입고 왔어?”

“... 그냥요.”

사실 전날 기태씨로부터 치마를 입고 오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마치 마지막 자존심처럼...

난 대신에 정장스타일의 바지에 블라우스를 입고 왔던 것이다. 그것이 이 남자의 신경을 거슬렸나 보다.



“말을 잘 안 듣는 편이군...”

“...”

“우선 그 버릇부터 고쳐야겠는데...”

그 말을 듣자 겁이 났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별 수 없는 것이다.

차는 10분 정도 더 가더니 한 오피스텔 건물로 들어선다. 그리곤 주차장에 차를 세우더니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건 네가 자초한 거야. 벌써부터 이러긴 싫었는데...”

난 겁이 났지만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어머...”

갑자기 내 의자가 뒤로 제껴진다.

그리고 내가 놀라는 사이 남자가 내 위를 덮쳐온다. 난 거부하고 싶었지만 놀라느라 미쳐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어차피 거부하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남자가 키스를 하자 난 그냥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린다.



한동안 나에게 키스를 하던 남자는 서서히 손으로 내몸을 만지기 시작한다. 처음에 옷위로 내가슴을 만지던 손이 블라우스 속으로 들어오더니 내 브레지어를 밀어 올리고 가슴을 만져온다. 천천히 가슴 전체를 비비면서 유두를 건드리자 점점 단단해 가는 것을 나도 느낄 수 있었다. 최대한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지만 내 의지와는 반대로 내 몸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남자가 나의 유두를 비틀었을 때 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말았다. “허억...”

그것이 신호처럼 남자는 겨우 키스를 멈추더니 나의 블라우스를 위로 밀어 올린다. 난 저항하지 못하고 그저 불안한 듯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혹시나 누가 오지않을까 불안해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없이 나의 우뚝 솟은 유두를 한 입 베어 물더니 쪽쪽 소리까지 내며 빨아대는 것이다. 점점 내 머릿속에는 불안함을 밀어내고 흥분이 몰려오고 있었다. 남자는 어느새 손을 나의 등으로 돌려 브라를 풀어 버리더니 양쪽가슴 모두를 드러내 버린다.

그리고 왼손으로 그 나머지 한쪽마저 점령해 버리는 것이다.

“하아 하아...”



남자의 입과 손으로 양쪽 가슴 모두가 애무되자 가슴으로부터 찌릿찌릿한 감각이 피어오르며 나도 모르게 저절로 양무릎이 비벼졌다.

그러자 남자는 나의 반응을 계속해서 살피고 있었던 마냥 왼쪽 가슴의 손을 뗀다. 그러자 한 순간 왼쪽 가슴에서 피어오르던 흥분이 사라져 허전함마저 느껴진다.

그리곤 이내 허벅지에서 감미로운 감촉이 생겨나는 것이다. 남자는 내가 조금씩 비비고 있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넣어 부드럽게 만져주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가 별로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나의 무릎은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오른쪽 가슴을 빨던 입술을 왼쪽 가슴으로 옮기고 그 오른쪽 가슴을 오른손으로 만지기 시작하자 난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허공을 허위적 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가 강하게 나의 유두를 빨아들이자 난 나도 모르게 그런 남자의 머리에 허공을 허위적 거리던 손을 대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끌어당기는 것이다.



애초에 이럴 것이라는 걸 각오한 탓일까!

난 너무 쉽게 무너지고 있었다.

하지만 출발 전까지만 하여도 난 섹스는 할지언정 느끼지는 않겠다라고 굳게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쉽게 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가 허벅지를 만지던 손을 나의 중심에 대고 비볐을 때 난 머리를 뒤로 젖히며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말았다.

“아후 아아”

그러면서 마치 사랑스러운 남자의 머리를 감싸쥐듯 그렇게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엉덩이까지 꿈틀거려버리고 만 것이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런 내 자신이 너무 미워졌다. 하지만 육체는 나를 배반하고 뜨겁게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옷위로 나의 중심을 비벼대던 남자가 허리 속으로 손을 쑥 집어넣는다. 난 이미 젖어버린 나의 중심이 들켜버릴까봐 다리를 모으고 서둘러 엉덩이를 뒤로 뺀다.

어디까지나 난 당하고 있는 것이지 즐기며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남자의 손이 안으로 들어와 내가 젖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도 즐긴 꼴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남자의 손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데도 불구하고 남자의 손은 벌써 나의 음모를 만지고 있다.



“다리 벌려...”

하지만 난 벌리지 않는다.

“말을 듣지 않으면 이번 여행 아주 괴로운 여행이 될거야...”

“...”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여행이고 뭐고 그냥 동영상 보내버린다.”



나의 무릎이 서서히 벌어진다. 그리고 남자의 손이 쑥 더 들어온다.

“뭐야 이렇게 적시고 있으면서 그렇게 뺀 거야...”

비참했다.



남자의 손가락이 나의 중심을 비집는다. 그럴 때마다 나의 중심과 가슴으로부터 흥분이 솟아오른다. 다시 나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새어 나오고 갑자기 남자가 툭 내뱉는다.

“불편하군.”

남자는 능숙하게 나의 허리띠를 풀더니 바지호크를 풀러버린다.

이제 남자의 손은 훨씬 움직이기 편해진다. 하지만 남자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엉덩이 들어”

내가 엉덩이를 들어 올리자 남자는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벗겨버린다.

난 순간 흠칫하였지만 반항할 수 없다. 대신 난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 버린다. 그렇게 남자가 다시 손대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 차문 소리가 난다.

난 놀라 눈을 떴다. 그러자 조수석 문이 열리는 것이다.

“내려!”

난 당황스러웠다. 지금 아래는 모두 벗고 있는데 여기서 내리라니... 하려면 그냥 차에서 하지.. 안그래도 누가 올까 겁이 나는데, 난 내리지 못하고 망설여졌다.



“이거 아무래도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지 안되겠군... 그냥 그대로 집에 가던지 내리던지...”

남자가 성큼성큼 가버린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벌써 차 키는 뽑아져 시동도 꺼져 있었고 정말 남자는 나를 버려두고 가버릴 것 같았다.

‘어떻해야 하지 어떻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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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년지정입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

근데 요즘 왜 이렇게 **에 접속하기 힘든 거죠?

한 동안은 접속하는 거 포기하고 있었네요.



날씨 정말 많이 덥습니다.

다들 더위 조심하시구요.



자주 글 올리지 못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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