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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자 - 13, 언니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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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50회 작성일 20-01-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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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남아있다.





소주 4병을 다 마시고는 우리는 거실에 이부자리를 폈다.

다정언니는 술상을 대충 치우고는 설거지를 하기 위해 싱크대에서 달그락거리고 있었고 나는 거실바닥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 그 때 정말 왜 그랬어?"



내 물음에 한참을 말없이 설거지에 몰두하던 언니가 되물었다.



"알고 싶어?"
"응.."
"사실은..."


언니는 "사실은.."이라는 말 다음에 한참의 공백을 두고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해서 한거야.."
"..."
"내가 레즈끼가 좀 있나봐.. 너보고 나서 널 더 안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그것도 그 사람이 좋아서 한게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한거야.."



그것이란 피스팅을 말하는 거 같았다.



"처음에 그 사람이 호기심으로 멋모르고 SM 바닥에 왔었는데 한번 만나고 나서 내가 잡고 안 놔줬어. 너도 알지? 그 사람 큰 거..."
"....응"



다시금 그 때의 고통과 환희가 슬그머니 내 몸 속에서 요동치는 거 같았다.



"그 사람하고 처음 만나서 잤는데 너무 좋은거 있지. 그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어...
그 느낌이 너무 잊혀지지 않았어. 더 커다란게 내 몸안에 들어오면 어떤 느낌일까하는 호기심에 내가 먼저 해보자고 했어. 그 사람이 반대했지. 여자한테 안 좋다고 몸 생각하라구 말렸어..."
"..."
"한번은 내가 아주 많이 아픈적이 있었어. 일주일 정도 집에 쳐박혀서 누워만 있었지... 그 사람은 퇴근하고 곧장 나한테로 와서는 병간호를 해줬는데 내가 그런 사람을 붙잡고 그걸 해보자 그랬어. 아프면서도.."
"..."
"그래서 그 사람이 포기하고 내 말을 따라줬어.."



언니는 설거지를 다 마친듯 손을 닦고는 내 옆에 누웠다. 언니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셋이 하던 날.. 그 날이 그 사람 생일이었어. 결혼식도 얼마 안 남았고.. 결혼하고 나면 헐렁한 나랑 평생 살아야 할텐데 미안한 마음이 문득 들더라구. 그래서 내가 1:2를 해보고 싶다는 핑계로 그 사람보고 펨을 한 명 찾아보라고 그랬어. 그 사람한테 주는 생일선물 같은 거였어. 근데 그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지..."



언니는 그 때를 다시 생각하는 듯 해 보였다.



"채팅방에서 다른 펨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그 사람 실력이야 뻔하지. 너도 그 사람 작업 못하는거 알지?"
"응.."
"그 사람한테 넘어올 여자가 어디있어. 없지... 또 몰라.. 그 사람 아랫도리 사진이라도 올려놓으면 모를까... 근데 그건 내가 그 사람 뺏길까봐 두려워서 못하겠더라구... 그 때 너한테 쪽지가 온거야."
"..."
"널 만나보니 어리고 이쁘더라. 처음에는 너무 어려보여서 그냥 돌려보낼려고 그랬어. 근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너만한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다음에 그 사람을 데리고 나갔지..."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나는 언니쪽으로 몸을 돌렸고 언니는 여전히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꼴에 자기도 남자라고 너보고는 싫다는 소리는 안하더라. 그 사람을 설득하는 건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널 설득하냐가 문제였는데 의외로 네가 쉽게 허락해줬고..."




진실은 항상 마지막에 등장한다. 자기가 무슨 주인공인마냥...

누군가는 진실은 미친듯 지랄발광을 하고 난 뒤에 가슴이 말하는 한마디, 수없이 많은 밤을 울고 난 뒤에 마지막에 흘러내리는 한방울의 눈물이라 그랬다. 하지만 때로는 시간이 흘러흘러 서로에게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을때 땅속의 유물이 드러나듯 자연스레 진실은 등장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이 너하고 할 때까진 괜찮았어"



섹스를 말하는거 같았다.



"원래 그럴려고 그랬던거고.. 근데 내가 말렸는데도 네 안에다 끝냈을 때는 서운하더라. 그래도 마무리는 나한테 해줄 줄 알았거든. 그 사람걸 빨면서도 서러워서 눈물이 나려고 그랬는데 그 사람이 눈치없이 네 것도 빨아라 그러는데..."


언니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너무 비참하더라.."
"..."
"너 보내고 나서 둘이 방에 남아서 그것때문에 한참을 싸웠어. 그 사람이 미안하다 그러던데.... 이젠 다 지나간 일이지 뭐"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나도 다정언니에게 차마 못한 말이 있다. 지금까지도 못한 말이...

나는 그 때 다정언니를 통해서 내 속의 진실과 마주쳤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무서웠던 그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또 다시 내 안의 진실과 마주칠 것 같으면 나는 거짓의 가면을 쓰고 항상 그 진실을 피해 다녔다.

나는 속으로 말했다.



그 사람이 나를 선택했을 때 너무 흥분됐어. 그 사람 물건을 커서가 아니라 그냥 언니가 아닌 나를 선택했다는 것에 알 수 없는 쾌감같은 걸 느꼈어. 그리고 속으로 언니가 헐렁하니깐.. 그렇게 자존심도 없이 구니깐 당한것이라고 비웃었어.

언니가 내 보지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빨 때 난 내 속의 진실과 마주쳤어. 나는 늘 스스로 피해자라며 비극의 주인공처럼 행동했지만 언니가 내 가랭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을 때 나를 강간했던 사촌오빠처럼 나도 파괴자로.. 승리자로 희열을 느끼고 있었어. 그건 오르가즘이 아니라 승리의 도취같은 거였어.

내 안에도 악마가 있었어.





다정언니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까 글에.. 내가 한참 지나서 안부전화 한거.. 혹시 네가 임신했을까봐 걱정이 되서 전화한거였어."
"알고 있었어.."
"정말?"
".....응"



"왜 이혼했는지 안 궁금했어?"
"그냥..."
"사실은... 내가 바람펴서 이혼당한거야"



사실은...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가 음탕한 년이었어. 그 사람이 이제 SM 같은 건 잊고 재미나게 살아보자는 그랬어. 그러면서 점점 해주는 횟수가 줄어들었지. 내가 그걸 못참고 예전에 알던 사람을 만나서 그 짓을 또 한거야.. 나중에 들켰지"
"..."
"그래도 이혼하고나서 정신차리고 애만 바라보고 열심히 살았어.. 내 속은 아직 그런게 아닌데..."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한참을 그렇게 보고만 있다가 그녀는 내 머리를 감싸고는 입술에 키스했다. 그녀의 손이 내 잠옷를 들추고는 팬티속을 파고들었다.

나도 그녀의 츄리닝 바지속으로 손을 넣었다. 매끈했던 보지는 어디간데 없고 무성하고 까칠한 털이 내 손 끝에 느껴졌다.







양파의 노란 껍질을 우리는 뻔한 거짓말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하얀 속이 진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실은 수많은 층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또 다른 거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가장 안쪽의 껍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오늘 다정언니는 진실을 말하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승리자는 다정언니였다.






과연 나는 언제쯤 언니에게 모든 걸 다 말할 수 있을까?




언니가 이혼하고 난 후, 얼마지나지 않아 SM 커뮤너티에서 그 사람의 쪽지를 받았다는 것을...

이혼에 대한 이야기는 그 사람에게서 이미 들었다는 것을...

그 사람을 만나 그 날 밤 7번의 섹스를 나누고 부어오른 보지를 부여잡고 하루종일 쓰러져 잤다는 것을...

그 사람이 사정할 때마다 내 보지가 쫄깃하다며 언니와 비교하며 했던 그 수많은 말들을...

아직도 가끔 그 사람한테 연락이 오고, 나도 가끔 그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것을...

그리고, 언니 보지속으로 내 주먹을 넣어줬던 것은 그것들에 대한 나의 사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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