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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친이 클럽에 갔다가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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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20-01-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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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간 놀았을까. 처음 클럽에 올때의 불안감은 어느새 많이 사라져 있었다.
하긴 행여나 누가 들러붙지는 않을까 수시로 여자친구의 귀에 귓속말하며 내 여친이라는걸 주변에 다 티냈으니..
주변에서 내 여자친구를 흘깃거리며 춤을 추던 남자들도 내가 자꾸 귓속말하고 손붙잡고 노는걸 보면 이내 자리를 떠나고는 했다.
여자친구도 이제 클럽에 많이 적응한 모양이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더니 이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잘 논다.
한참을 그렇게 땀흘리며 놀더니 이제 목마르다고 투정을 부린다.

"선배, 나 목말라요.."
"그럼 잠깐 쉴래? 저기 바에 가서 뭣좀 마시자."
"그러지말고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병맥마시면서 놀면 안되요?"

다른 사람들이 손에 병맥주를 들고 마시면서 춤추는게 멋져보였나보다.

"안되긴 왜 안돼? 우리도 사오지뭐"
"..그럼 선배가 좀 사다주면 안되요? 나 사람들 헤집고 나갔다 들어오는거 너무 힘들어ㅠㅠ"
"나 혼자?"

이 사람 많은 데 여자친구를 혼자두고 갔다오려니 영 꺼름직했지만,
그렇다고 힘들다는 여자친구를 굳이 같이 데리고가서 맥주를 사오기도 뭐한 상황이었다.

"그럼 꼼짝말고 여기에서만 놀고있어야 돼"
"응. 알았어요.^ ^*"

결국 나는 해맑게 웃는 여자친구를 혼자 남겨두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힘겹게 바에 도착해서 맥주를 두병 구입하고 서둘러 여자친구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응? 근데 여자친구가 있어야 할 곳에 보이질 않는다. 내가 잘못 찾아왔나 싶어 확인을 해보지만 아니다.
조금더 자세히 주위를 둘러 하얀 티셔츠를 찾는다. 헌데 여자친구는 보이질 않는다.
앞서 얘기했듯이 내 여자친구는 키가 158cm로 작은 편이라 주위 사람들에게 둘러쌓이면 잘 안보일수도 있겠다 싶어 주변을 헤집으며 찾아본다.
..없다.

뒤늦게 내가 맥주사러 간 데에 따라왔다가 엇갈렸나 싶어 바 근처로 돌아가 찾아본다.
...없다.

화장실에 갔나 싶어 여자화장실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으니 화장실을 출입하는 여자들이 이상하게 쳐다봐서 무안함에 금세 자리를 뜬다. 그러다보니 여자친구가 술에 만취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렇게 사람많은데서 별일이야 있겠냐 싶은 생각이 들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서 기다리기로 한다.
자리로 돌아와 여자친구를 기다리지만 어쩐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결국 오래 기다리지 못하고 다시 여자친구를 찾으러 나섰다.


****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자친구가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클럽조명에 반사되는 하얀색 상의만 골라서 찾아다니며 여자친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분이나 사람들을 헤집고 다녔을까.. 하지만 도저히 여자친구를 찾을 수가 없다.
2층으로 올라가서 찾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이 꽉찬 계단으로 향했다.
사람들을 헤치며 계단을 몇칸 오르는데 계단 아래쪽 구석에 아까 미처 보지 못한 반사광이 얼핏 보인다.

...내 여자친구다.
그런데 뒤에 웬 덩치큰 사내놈 하나가 내 여자친구를 뒤에서 끌어안고 있다.
여자친구는 어떻게든 그 사내의 손길을 피해보려는 듯 몸을 웅크린채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쿵쾅거리는 음악이 귓가에서 멀어진다.
"야 거기 당장 손 안떼!"라고 소리를 질러도 모자랄 판인데
주변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신경이 쓰여 입도 뻥긋하지 못한채 다시 끙끙대며 사람들을 비집고 내려간다.

계단에서 내려다봤을때는 백허그로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줄 알았는데 근처에 가서 보니 그게 다가 아니다.
왼손으로는 분명히 여자친구 허리를 감싸고 있는데 오른손은 티셔츠 안으로 들어가 보이질 않는다.
반사광으로 어렴풋이 비치는 속옷의 윤곽이 자꾸 일그러진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굳어버린 것은 오히려 나였다.
..그 상황에서 여자친구를 어떻게 빼내와야할지 왜 고민을 하고 서있었는지 모르겠다.
그 녀석의 덩치가 나보다 커서? 깊게 고개를 숙인 여자친구의 표정이 어떤지 확인이 안되어서?
어쨌든 나는 당황해서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여자친구를 어떻게 구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고
이내 `이러고 있다가 여자친구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날 뭘로 볼까`라는 생각이나 하면서
여자친구가 아직은 내가 곁에 있다는걸 눈치채지 말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
흔히 NTR소설에서 말하는 그런 성적 흥분에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아직 남자친구인 나조차도 키스한번 못해본 스무살 여자아이의 젖가슴을 다른 놈이 주물럭대고 있는데
거기에서 성적으로 흥분을 해서 지켜본 거라면 나는 대단한 변태라도 됐겠지.
나는 그냥 그 상황에 그 놈에게 죽빵을 날린 용기가 없어 그대로 얼어버린 찌질한 소심남에 불과했다.

고민하는 사이 시간은 계속 지체되고 있었고, 그 놈은 끊임없이 여자친구의 가슴을 희롱하고 있었다.
여자친구의 자세는 이미 너무 웅크려 이제 앞으로 고꾸라질 것처럼 위태롭다.
그러자 그 놈이 허리를 감싸고 있던 왼손을 여자친구의 다리 사이로 쑥 집어넣어 들어올릴듯이 지탱한다.
여자친구가 깜짝 놀라 급히 다리를 오므려보지만 이미 그 놈의 손은 여자친구의 둔부까지 안착한 뒤다.
나름 길다고 안심했던 연두색 치마는 말려올라가 여자친구의 새하얀 허벅지가 주위에 전부 드러난다.
진작부터 그러한 상황을 눈치채고있던 주변과 계단 위 몇몇 놈들은 춤추는 척만 하면서 내 여자친구가 희롱당하고 있는 모습을 기대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인희(가명)야 거기서 뭐해?"
..한참을 고민한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고작 저거였다.
여자친구는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다.
여자친구를 희롱하던 그 녀석은 나를 천천히 돌아보더니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여자친구에게서 손을 떼고
유유히 옆으로 빠져나갔다.

"가만히 저기서 놀고 있으랬더니 왜 여기까지 왔어? 한참 찾았잖아."
아무것도 못본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나는 그렇게 말을 건넸다.
"... ..."
"자 이거 마셔. 김 다 빠졌겠다."
"... ..."
"왜그래 무슨 일있었어?"
"... ..." 여자친구는 말없이 내 품에 안기더니 이내 집에 가자고 속삭인다.
"..알았어. 얼른 나가자"

'아..'
서둘러 클럽을 빠져나가는 여자친구의 등 뒤로 브래지어 후크가 풀려있는 것이 보였다.
그 놈이 여자친구의 가슴을 희롱하는걸 수 분간 지켜보고 있었던 나지만 속옷 위도 아니고
브래지어도 끌른채 마음껏 내 여자친구의 속살을 만져댔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또한번 아찔하다.


****
"많이 피곤하구나?" 택시를 타러 가는 도중에도 나의 계속 시치미를 떼며 물었다.
"... 응.." 여자친구가 고개를 떨군채 힘없이 대답한다.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내내 우리 둘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그 뒤로 여자친구는 한동안 학교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계속 모른척 왜 그러냐고 걱정하는냥 물을 뿐이었다.
여자친구는 머지않아 활달한 스무살 여대생의 모습을 되찾은 듯했지만 그 이후로 나에게조차 스킨십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서로 그 이상 관계가 깊어지지 못한채 겉핥기같은 교제를 반년정도 이어나가다가 헤어지고 말았다.

그날 여자친구를 데리고 클럽에 가는게 아니었는데.. 혼자만 내버려두는게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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