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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편지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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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21회 작성일 20-01-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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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엄마야.
깜짝 놀랐지?
요새 공부는 잘 되니?
이제 이 겨울방학이 끝나면 너도 고3이 되겠구나.
그 동안 고생 많았어, 우리 아들.
그렇지만 이제 진짜 마지막 고비만 남았지.
그 고비, 엄마도 잘 알아, 그래서 우리 아들한테 뭔가를 얘기해 주고 싶은데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거란다.
그리고 그 고비가 사랑하는 아들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엄마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쑥스럽지만 엄마는 편지를 쓰는 것이란다.

언젠가 우리 말했지,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금 우리 아들이 집중해야 할 일은 공부인 거 같아, 아들도 잘 알겠지만.
근데 우리 아들, 요새 고민이 너무 많은 거 같아.
아니 확실히 고민이 많아 보이더라, 잠도 잘 못 자구, 엄마도 피하고, 엄마에게 이유없이 짜증내고....
그래, 엄마는 우리 아들이 갑자기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
그리고는 마침내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어.

아들도 엄마가 이제 무슨 이야기하려는 줄 짐작했겠지?
엄마가 갑자기 이런 이야기 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말아.
너 만한 나이 때는 다 그런 거야, 아니 그게 자연스러운 거지.
실은 엄마, 이전부터 알고 있었어.
저번 추석날, 넌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공부하겠다며 집에만 있었잖아.
엄마는 그날 아침 마트 근무조여서 출근했고, 그런 엄마에게 힘내라며 하이파이브 해 줬잖아.
그런데 실은 그날 엄마는 스케줄이 꼬여서 저녁 근무조로 바뀌어버렸단다.
그래서 쉬었다 갈 생각으로 집에 다시 들렀지.
그때 엄마는 그 광경을 목격했어.
안방에서 네가 엄마의 팬티를 얼굴에 묻고 무언가 열심히 몰두해 있는 모습을...

실은 엄마도 우리 아들이 자위행위 하는 줄은 알고 있었어.
가끔 청소할 때 네 방 휴지통에서 나오는 휴지뭉치들, 그리고 네가 몰래 숨겨놓은 야한 사진들까지.
그래서 짐작은 했었지만, 그게 건강한 청년이라면 그런 것들이 오히려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겠기에, 그땐 그냥 ‘우리 아들 다 컸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하기만 했었지.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그날 우리 아들의 행동은 사실은 조금 충격적이었단다.
당황해서 엄마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너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시 나올 수밖에 없었어.
사실 엄마가 놀라고 충격 받았던 것은 우리 아들이 하고 있는 자위행위가 아니었단다.
아들의 손에 엄마의 속옷이 들려 있었다는 것, 그것이 무엇을 의미했겠니?
아들의 상상 속에서 이루어진 성적 대상이 바로 엄마였다는 사실에 놀랐던 거야.
정말이지 그건 엄마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어.
아빠도 없이 엄마 혼자 외동아들인 너를 이만큼 키워왔고, 그동안 우리 아들 역시 한 번도 비뚤어진 적이 없이 착하게, 그리고 얌전히 자라줬던 사실이 엄마는 언제나 자랑스러웠단다.
물론 지금도 우리 아들 자랑스럽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엄마는 단지 걱정이 될 뿐이야.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엄마는 네가 금방 그만 둘 줄 알았어.
혼자 자위행위를 하더라도 이제 엄마에 대한 호기심을 풀었으니, 엄마의 물건을 가지고, 그리고 엄마를 대상으로 하는 섹스를 상상하며 자위행위 하는 일은 그만 둘 줄 알았다는 말이야.
그런데, 가만 보니 갈수록 엄마의 옷장이 어지럽혀지고, 가끔은 엄마의 속옷도 없어지고.
그런 사실들을 보면서 오히려 우리 아들이 더욱 심해져 가고 있음을 직감했어.
이제 곧 고3인데, 계속 이렇게 되면 공부고 뭐고 다 망쳐버리는 정말 큰 일이 날까 싶었던 거야.

그래서 엄마는 한 가지 큰 결심을 했단다.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오직 우리 아들 한 사람뿐인데, 그런 아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해 줄 수 있다고 결심했어.
아들이 당분간 엄마의 부탁을 들어준다면, 그걸 보고 엄마도 판단할게.
그래서 충분히 엄마의 부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면 그때 아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줄게.
아들이 원하는 그 무언가를.

사랑하는 아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언제든지 집에서 자위해도 좋아, 엄만 모른 척 할게.
그러나 밖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그렇게 착하게 자라주렴.
그리고 이제 너도 다 컸잖아, 그러니 마무리까지 말끔하게 해줬으면 하는 게 엄마의 부탁이야.
더 이상 엄마의 속옷을 가져가지도 말고, 물론 사용하는 것은 허락할게.
그치만 엄마의 속옷이 네 방 어디 구석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엄만 조금 슬퍼질 거야.
아들이 엄마에게 뭔가를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이 이 엄마는 싫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아들도 엄마에게 솔직하면 좋겠지, 뭐든지. 알았지?
그렇게 지내다 보면 언젠가 곧 엄마가 네 방에 스스로 찾아갈게.
그리고 아들 힘들지 않게 엄마가 도와줄게, 엄마 힘으로, 엄마 손으로.

그럼 사랑하는 우리 아들, 믿는다. 파이팅!
언제나 네 편인 엄마가.

2.

이젠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구나, 우리 아들.
갑작스런 엄마의 편지에 꽤나 놀랐겠구나?
그냥 엄마가 속엣말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구닥다리 방법을 쓰나 봐.
엄마가 구닥다리 사람이니 그러려니 이해해주겠지?

대학 들어가서 여친이 생겼다고 그렇게 좋아하더니만, 그새 헤어져서 괴로워하는 아들 모습을 보니 엄마 마음이 너무 안 좋아.
엊그제 밤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신 네 모습도 처음 봤고, 그렇게 우는 모습도 처음 봤단다.
그러다 우연히 네 여친의 이름을 듣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 헤어져 슬픈가 보다 생각했단다.

꿀물을 타서 다시 네 방으로 들어갔지.
그때 엄마는 정말 깜짝 놀랐어.
이젠 우리 아들이 엄마를 잊은 줄 알았거든.
근데 잠든 우리 아들 입에서 나온 말들을 엄마는 믿을 수가 없었어.
엄마를 부르면서 마치 엄마와 섹스를 나누는 듯한 중얼거림.
너는 거의 한 시간 이상을 그렇게 하고 있었어.
엄마는 한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그냥 돌아 나왔단다.
그 순간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뜬 눈으로 그 밤을 보냈어, 엄마는.

생각해보면, 엄마는 우리 아들이 자위하는 것을 알고도 아들을 믿어줬었지.
그때는 엄마가 도울 생각도 없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어.
그저 그냥 모른 척 해주는 것이 엄마의 도리라고 생각했었단다.
그리고 고맙게도 우리 아들 또한 그런 믿음에 충실히 보답해줬지.
그런데 그날 너의 울음은 헤어진 여친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 엄마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런 사실이 엄마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거야.
어쩌면 우리 아들의 믿음직스러웠던 모습이 혹시 다른 여자가 아닌 엄마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야.
만약 그런 거라면, 그런 것이었다면 엄마는 우리 아들에게 얼마나 무심한 사람이었을까?
어쩌다 이 엄마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몹쓸 여자가 되어 버렸을까?
거의 이십 여 년을 혼자 살아온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아들.
오늘 엄마는 참 많은 생각을 했단다.
네가 생각하는 그보다 훨씬 깊고 많은 생각들 말이야.
그리고는 한 가지 생각에 머물게 되었어.

‘엄마도 아들의 여자가 될 수 있을까?’

아들.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이런 엄마의 생각에 대한 답은 이미 스스로 내려진 것이겠지?
지금 이 편지를 읽고 있는 아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아니, 엄마의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사랑하는 아들.
자식을 위해서라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고 엄마들은 말하지.
그렇지만 대다수 엄마들이 분명 못 하는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야, 그렇지?
하지만 이 엄마는 이제 그런 부정할 수 없는 현실조차 부정할 수 있을 것 같아.
세상에 가족이라고는 너와 나 단 둘 뿐인데,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는데,
이제 이 엄마가 더 이상 세상 눈치 보며 살아야 할 이유가 존재할까?
게다가 아들이 엄마를 원하는데 계속 모른 척 하면서 이렇게 불편하게 살아야 할까?
불편한 게 많아지면 우리 불행해지는 거잖아, 그치?
엄마, 계속 행복하게 살고 싶어, 지금처럼 너와 둘이서 말이야.

아들.
이 편지를 다 읽게 되면, 결정은 아들이 해 줬으면 해, 아들도 이제 충분히 성인이니까.
오늘 밤 엄마는 우리 아들을 한 남자로 맞이할 준비할 게, 그리고 기다릴게.
네가 어릴 적부터 그렇게 함께 자자고 투정했던 그 엄마만의 침실에서.
새벽이 될 때까지, 그때까지 기다릴게.

그리고 혹여 아들이 오지 않는다고 해도 엄마는 더 이상 서운해 하지 않을게.
그건 또 그것대로 우리 아들이 더 커가고 있다고 여길게.

하나 더, 아들.
지금 그 시간을 기다리는 엄마의 가슴, 많이 떨린단다.
그리고 새벽까지 내내 떨고만 있을까 한편으론 겁도 난단다.

아들.
사랑해, 진심으로. 그리고 오늘 밤부터는 엄마가 아닌 한 여자로서.

3.

아들, 잘 지내고 있지?
처음으로 날아온 아들 편지, 엄마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단다.
날도 추운데, 아들에게 좋은 것도 못 해 먹이고 군대 보내야 했던 그 날이 얼마나 생각났는지 몰라.

네가 없으니 네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단다.
그리 큰 집도 아니지만, 왜 이렇게 휑한지 몰라.
아마 엄마가 우리 아들에게 참 많이 의지했었던 같아, 비록 함께 있을 땐 몰랐지만.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가 생각난다.
그때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고 우리 둘 낯선 고장으로 이사했었지.
유난히 사이좋은 우리 모자를 보고 간혹 동네사람들이 수군대기도 했었잖아, 기억나지?
그땐 참 어이가 없었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엄마는 그때가 좋았나봐, 자꾸 아들 사진 보면 그때만 생각나거든.

사랑하는 아들, 미안해.
네 부탁 들어주지 못해서.
그렇지만 엄마 마음도 조금은 이해해 줄 수 있지?
엄마도 그때 네 마음 몰랐던 거 아니야.
아니 네가 생각하는 거보다 오히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었을 거야.
왜냐하면, 실은,
엄마도 너와 같은 생각이 있었거든, 간혹.
가끔 새벽녘에 그때까지 불 켜진 네 방을 보고 처음엔 많이 궁금했었지.
그러다가 어느 날엔 아들 자위하는 소리를 듣고 말았어.
자꾸 엄마를 부르며 자위하는 그 소리.
그리고 네 방에 불이 켜진 새벽녘이면 나도 모르게 자꾸 발길이 네 방 앞으로 향하더라.
우리 아들은 엄마가 그런 줄은 절대 몰랐겠지.

아들.
엄마가 이상한 건지도 몰라. 아니 이상할 거야.
그래도 아들은 이해해 줄 거라 믿어.
엄마가 아들 방 앞에서 아들이 엄마를 부르며 자위행위 하는 소리를 듣고 말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걸 들으며 자위했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렇지만 엄마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래.

아들.
엄마는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은 후회하는 생각이 더 크단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그런 처지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런 용기가 생겨난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 그리고 후회돼.
너무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린단다.
차라리 그날 밤, 입대 전날 밤.
아들의 부탁을 못 이기는 척 들어줬어야 했어.
눈물까지 흘리며 부탁하는 아들을 엄마는 애써 모른 척 했었지.
그때 엄마도 얼마나 갈등했는지 몰라.
지금 생각하면 그런 갈등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랬을까, 정말 후회된단다.
아들은 단지 엄마의 손만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사랑하는 아들.
첫 휴가 때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그때까지 온전히 기다릴 자신이 없단다.
아들 외박이 허락되는 그 날이 오면 그때 우리 사랑하는 아들에게 제일 먼저 달려갈게.
이제 2주 남았다고 했지?
그날, 아들을 위해 준비할게.
네가 그렇게 목마르게 부르면서 자위했던 그 모든 상황들을 이 엄마가 준비할게.
그날, 엄마는 우리 사랑하는 아들의 전부가 될게, 하나도 남김없이.
엄마의 손도, 엄마의 입술도, 엄마의 가슴도, 그리고 엄마의 아래 거기 소중한 곳까지 모두.

사랑하는 아들.
그때까지 건강 잘 챙기고 잘 있어.
엄마도 그날만 손꼽아 기다릴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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