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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인턴은 헤헤 웃으며 진짜 왔다 꺄하하하 하면서 즐거워했다. 한눈에 봐도 많이 마신 것 같다. "너 미쳤나봐 진짜. 일단 집에 가자. 집이 어디쯤이랬지?" 인턴은 오늘 선배님과 술을 한잔 찐하게 먹고 싶다며 한잔 더 하러 가자고 보챘다. 아... 오늘 하루 피곤해서 얼렁 자야 하는데 미쳐버리겠다. "김기사 너 좀 많이 취했어. 한잔 더 하는 건 무리고 일단 너네 집 가자. 주소좀 말해봐." 인턴은 입이 뾰루퉁 나와서 입술을 조그맣게 오무리고 한숨 포옥 쉰다. 얼라리요? &…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노래방에 가서 모두들 신나게 놀았다.인턴 김기사는 역시 공대 아름이라 그런지 탬버린도 잘 치고 팀장님의 비위도 잘 맞추면서 그렇게 놀았다.즐겁게 두어시간을 논 후 밖으로 나와서 다들 집 앞으로 향하던 때 인턴 김기사가 나를 붙잡았다. "김기사님 저 잠시만..." 인턴 김기사랑 집은 정 반대지만 옷소매를 끌려 버스 정류장 뒷편으로 갔다. "선배님 저..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나요?" "뭔데..?" 깊숙한 곳 내면에 숨겨져 있던 욕망이 다시 꿈틀거리며…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영화관에 도착해서 팝콘과 콜라를 사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인턴 김기사는 영화는 자기가 보여주리다 하고 예매를 했는데 나비효과 라는 영화였다. 영화가 시작되고 슬쩍 슬쩍 옆모습을 쳐다봤는데 미동도 안하고 영화만 본다.나는 아까의 그 팔꿈치 감촉이 떠오르고 혹시 영화보는 내내 내 손이라도 잡지 않을까 해서 슬쩍 팔걸이 콜라를 치우고 손을 얹어놨지만 인턴 김기사는 아랑곳 않고 영화만 집중해서 보고 있다.하.. 이거 뭐냐. 가끔 화면이 밝아지면 슬쩍 눈을 돌려 그녀의 검은색 스타킹을 바라봤고 나는 욕정의 동물…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박차장을 찾았다.혹시 박차장도 이 기초철근 사이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건가..? 위를 올려다보니 상부근 사이로 희미하게 번뜩이는 눈이 보인다. "이리 나와!" 박차장은 나보고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고 난 뒤뚱뒤뚱 철근을 밟으며 개구부로 갔다. 하얀색 쓰레기 봉지를 한손에 쥔 후 사다리를 뒤뚱뒤뚱 올라가 다시 쓰레기 봉지를 상부근에 올려놓고 완전히 올라간 다음 쓰레기 봉지를 집고 노란색 메쉬발판으로 올라가 살짝 빠른 걸음으로 박차장 근처로 간 후 박차장 근처로 다시 상부근을…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새벽같이 눈을 떠서 십분만에 샤워를 하고 옷을 입었다.근무복 안에 얇은 패딩 하나를 추가로 껴 입고 현장으로 나섰다. 아빠차는 오늘 어디 가신다고 해서 큰길가로 나와서 택시를 잡았다.오늘따라 유난히 택시가 안잡힌다. 시계를 보니 한시 삼십분 좀 넘은 시간. 두시까지 가야 하는데 발을 동동 굴리며 겨우겨우 어렵게 빈택시를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한시 오십구분.나이쓰. 오늘 일진이 좋아. 사무실로 올라가며 보니 펌프카 네대가 이미 아웃리거를 펼치고 붐대를 펴고 있었다. 어 한대가 어디갔지.. 예비 펌…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여자친구를 다시 만났다. 자기가 생각이 짧았노라 했다. 나랑 헤어지고 힘들어서 같이 근무하던 미혼 남선생과 만나서 사귀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기만한 사람이 없단다. 뜨겁게 눈물로 재회하고는 이어서 우리는 그 동안 못했던 사랑을 나눴다. 안단테 포르테 아다지오 프레스토... 여자친구는 항상 그랬듯이 나를 꼭 껴안으며 나즈막히 사랑해.. 라고 말했다.난 이상하게 사랑을 나누는 도중 여자친구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더.. "아이고 피곤했나보구만 어이 어이 김기사 일어나!" 어!…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최대리는 나보다 한살 많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랑 이개월 차이밖에 안난다.빠른년생인 최대리는 나보다 일년 일찍 학교를 들어갔으며 군대도 딱 맞춰 갔다와서 남들 으례 하듯 반년 휴학 또는 노는것도 없이 딱 맞춰서 졸업하고 입사했다. 그러나 나보다 이년 이상 더 먼저 한 고참으로서 그는 깎듯한 존대와 대우를 원했다. 최대리는 이제 갓 대리를 달았고 최대리 동기들에 비해 일년 일찍 대리를 달았다. 일을 잘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첫날부터 최대리는 그 동안 정겨웠던 공사팀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인턴 김기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가왔지만 꼴에 남자인지라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받았다. 저번에 말한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봤고 합격해서 면접보러 갈거라 했다.그래. 아버지 빽은 면접부터 유효한가보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꼭 그 회사를 욕하는건 아니고.. 채용비리가 크게 뻥 터졌던 회사이긴 한데 필기시험이건 뭐건 어느단계에서든지 빽이 있다면 조정 가능하다 했다. 근데 뭐 이건 어느회사나 다 비슷하니. 쓸데없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인턴 김기사는 나에게 일은 잘 되냐고 물었다. 아니.. 요…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상대방은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래여? ㅋㅋ 아까 과묵하게 말도 잘 안하시던데 회사 동료분들이세요?" "네." 그럼 어쩌지.. 먼저 씻으실래여? 하고 상대방이 물어봤다. 알겠다고 하고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씻고 벽에 걸려있는 가운을 예의상 입고 나왔다. 상대방은 그걸 보더니 훗 웃고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씻었다. 난 침대에 누워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티비를 보려고 리모콘을 찾고 틀었지만 어떻게 채널 조정하는지도 모르겠고 지이이이 하는 화면 증간 중간 일반 방송만 나…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바람이 얼굴을 스쳐지나갈 때마다 피부의 감각은 둔해지고 이 느낌은 군대있을때랑 비슷하다.이상하게 현장에는 유독 바람도 많이 불고 추운 것 같다. 심리적인지 아니면 진짜 그러한지. 크리스마스는 휴일이지만 직원 절반이 조를 짜서 나왔고 나도 딱히 할것도 없어서 나왔다. 업체들도 절반 나왔고 일을 대부분 일찍 끝마쳐서 오후 네시반이 좀 넘었는데 벌써부터 한산하다. 현장을 한바퀴 패트롤 하고 이상유무를 점검한 후 사무실로 왔다. 임기사랑 같이 할것도 없는데 소주나 한잔 하자고 해서 삼겹살 집으로 향했다. 그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