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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덫인가, 늪인가?"간혹... 간혹 말입니다!"다시 입을 열었다.거의 그 혼자 소주 두 병을 비운 후였다.그의 혀도 조금씩 꼬여가고 있었다."간혹... 사람이 어쩌지 못하는 일이 있죠? 천재지변이라든지... 극복되지 못한 병이라든지..."나는 전 아내의 이야길 꺼내려는가 보다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그의 입을 통해선 들은 바 없으니까..."그런 일을 당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힘없는 존재인가 알게 되죠! 소위 만물의 영장이라 떠벌이면서 하느님의 대리인쯤으로 생각하는 우리가 얼마나…
(8) 미치도록 그리운그는 매일 꽃을 보내왔다.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보니 생각만큼 짬이 잘 안 난다 했다.업무차 잠시 나왔다 커피 한잔 마시고 가는 게 고작일 정도였지만 단 하루도 꽃을 빠뜨리는 일은 없었다.그리고 꼭꼭 사랑의 메시지를 끼워 보냈다.사랑이라기보단 청혼이라 해야 맞을지 모른다.그가 찾은 첫 만남에서 그 의사를 전해 왔으나 내가 제대로 답을 안 주었기 때문이다.전화를 걸어와도, 전화를 해도 늘 정중한 목소리... 흔들리지 않는 담당함... 거기다 나무랄 데 없는 매너까지 점점 내가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어느 날은 꽃…
(7) 신록 예찬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이 아니던가?)그로부터 몇 개월 후 윗집이 이사를 가고 새 사람이 이사를 왔다.아파트에서 그런 일이야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인데 왜 그 얘기를 하는가 하면 새로 이사를 오는 사람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자라는 것 때문이었다.어디서 봤을까...? 도대체 가물가물했다.이삿짐을 올리느라 분주한 옆모습을 지켜보다 꾸벅 인사부터 하고 그녀를 도왔다.그녀도 내가 눈에 익은 양 고개를 갸우뚱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나는 바로 아래층에 산다고 소개를 하자 "우리 어디서 한번 뵌 듯 하죠?…
눈만큰꽃님의 "아들" 6부 - 백만송이 장미-------------------------------------------------------------------------------------아들은 별 눈치를 못 챈 건지 별다른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코앞으로 다가온 시험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곧 중3이다.아무튼 그렇게 오빠가 다녀간 후 얼마 안 지나 언니가 집에서 생산한 과일이며 깨, 마늘, 고추... 등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집으로 찾아왔다.오빠가 내가 시킨 대로 한 모양이다.거기다 요즘 장사가 통 안 된다…
(5) 신이여, 신이여오빠의 손이 내 허리를 낚아챈 건 그때였다.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방금 전 태도와는 달리 어마어마한 완력이었다.오빠를 밀어내려... 오빠의 손에서 벗어나려...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되지 않았다.이럴 땐 반항하면 할수록 남자의 욕정만 더 키울 거라는 걸 일찍이... 경험으로 안다.그래서 "오빠 나야! 나, 오빠 동생 명순이이라고...!!"그렇게 술에서 깨라고... 제발 꿈에서 깨어나라고... 제발 이성을 찾으라고...타이르고 다그쳤지만 허사였다.순식간에 내 팬티가 찢겨져 나가고... 그 위로 오…
(3) 외식그해 겨울은 정말 모질었다.너무 깊었다. 너무 깊어 저절로 하나 하나 끊어져 나가던 발길... 나무 아래 뒹구는 낙엽마저 하나 둘 자취를 감춰버리는 잔혹한 현실의 공황상태가 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얼음 위에 맨발로 선 기분... 그 쓰라림... 그런 모진 날은 눈만 내렸다.나날 공치는 날... 그 동그라미가 온 달력을 메웠다.가계부가 불필요한 일상이었다. 나는 너무 빨리 지쳐가고 있었다.게다가 친구들도... 이웃들도... 다 떠나가고 없었다.오직 하나 아들뿐이었다.아들 또한 늘 우울해 있었다.그것이 바로 내 얼굴이라는 사…
아들이 글은 하드한 내용을 즐기시는 분은 안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소프트하면서도 다소 소설적인 지루함까지 즐기시는 분이라면 딱일 겁니다.글의 내용을 보고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논하지는 맙시다!넷-노블net-novel의 번창으로 인하여 소설에도 외설이 짙어졌으며, 반면 야설에도 예술스러워진 면이 많지 않습니까?어느 시점엔 상충을 이뤄 둘 다 합당한 장르가 되리란 기대로 여기 많은 작가들이 얼굴 없이 분투하고 있지 않습니까?다소 덤벙거리며 쓴 글 즐겁게 읽어주시길 빕니다!(1) 아들의 훔쳐보기아들이 날 훔쳐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건 …
트랜스젠더의 아들 영채 -단편영채는 오늘 하루 종일 말이 없었다. 오늘은 그의 엄마가 방콕에서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공항에 마중을 나가야 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지금쯤 엄마가 돌아와 있겠지...’ 진수는 천천히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엄마가 외국에서 돌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항에 나갈 수 없었던 이유는 엄마가 방콕에 갔던 이유 때문이었다. 이 모든 일이 시작 되었던 것은 그날부터였다. 그가 중학교 1학년 때...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오니 아빠와 엄마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다…
“에이.. 벌써 끝났어요?”“그.. 런거.. 같아..”현식이는 미선이의 배 위에서 옆으로 굴러 떨어진다.미선이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현식이에게 말한다.“당신.. 요즘 왜 그래요? 전에는 안 그렇더니..”“글쎄..”현식이가 누운 채로 팔을 뻗어 머리맡에 있는 담배와 재떨이를 당겨담배를 한대 피워 문다.요즈음 회사에서 코너에 몰려 있다.나이가 사십대 후반에 회사에서의 직책이 이사로써 바로 사장 밑의 서열이면나이에 비해 남들보다 처진 편도 아니고 이제 한참 일할 나이지만사장의 나이가 자신보다 열 살이나 어린 삼십 후반에 현식이를 무슨 원…
아들에서 남편으로(근친 시리즈 여덟)나는 참 박복한 삶을 살아왔습니다.남편이 세 번이나 바뀌었으니 누가 봐도 박복한 년이라고 하지 복의 많은 년이라고는 하지 않은 것입니다.몰라 요즘처럼 좋은 세상에 애인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면 재주도 좋은 여자라고 할 사람도 있겠고 또 한편으로는 고작 세 명의 애인을 둔 가련한 여자라고 비웃는 남자나 여자들도 계시겠지요.그러나 젊디젊은 나이에 남편을 셋이나 겪었다는 점에서는 정말로 불행한 여자라는 점은 인정을 할 것입니다.제가 처음 남자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입니다.집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매…